세계 한인교류협력대상 수상 윤기 이사장 “일본 넘어 전 세계 한인에 도움의 손길 내밀고 싶어”

입력 2011-10-05 21:03

“외국에 살면 잘 사는 것처럼, 멋지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서럽고 슬픈 일이 많습니다. 모국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됩니다.”

일본에서 한국인 노인들을 돕는 시설 ‘고향의 집’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마음의 가족’ 윤기(69) 이사장의 말이다. 윤 이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귀빈식당에서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주최로 열린 제5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및 제2회 세계 한인교류협력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한인교류협력대상은 지난해부터 175개국에 흩어져 사는 700만 한인 디아스포라의 비전과 소명을 이뤄가는 이들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윤 이사장은 이번 기념식에 참석한 뒤 일본을 넘어 전 세계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됐다. 그는 “오늘 전 세계 동포들이 모인 자리에 와 보니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우리 동포들을 위한 마음을 품게 됐다”며 “일본에 ‘고향의 집’을 10곳 만드는 것이 꿈이었는데 더 큰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1989년 오사카 인근 사카이시에 처음으로 ‘고향의 집’을 열었다. 현재 사카이, 오사카, 고베, 교토 등 4곳에 재일한인 노인들을 위한 시설이 운영돼 320여명이 도움을 받고 있다. 지금은 도쿄에 5번째 시설이 준비 중이다. 윤 이사장의 이런 실천은 일본에서도 인정을 받아 2009년 일본 외상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가 이런 삶을 살게 된 것은 부모의 영향이 크다. 윤 이사장은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에 공헌한 윤치호, 윤학자 부부의 장남이다. 전도사였던 그의 아버지 윤치호씨는 1928년 전남 목포에 고아들을 위한 ‘공생원’을 세웠다. 어머니 윤학자씨는 일본인이지만 한국인 고아 3000여명을 돌봐 ‘고아들의 어머니’로 불리기도 했다.

윤 이사장은 “부모님께서 재물을 물려주시지는 않았지만 신앙적으로 전 지구를 물려주신 것 같아 늘 든든하다”며 “하나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일하셨던 부모님처럼 저 또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제 삶의 비타민이고 용기”라며 “언제나 어르신들이 하나님의 보살핌 안에서 평안하게 사는 것이 제 기도제목”이라고 덧붙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