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의 힘… 페이스북 이용자 싸이월드 추월
입력 2011-10-05 18:32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수가 최근 국내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용자 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피로증(Facebook Fatigue)’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 30대 이상 이용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건재를 과시했다.
5일 인터넷 관련 통계 전문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국내 방문자 수는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100만명 수준이었으나 불과 1년반 만에 16배가량 불어나 올해 8월 1633만명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월평균 1800만명의 방문자 수를 유지하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방문자 수는 6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8월에는 1593만명으로 줄었다.
페이스북은 특히 30대 이상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연령별 방문자 수 비중을 보면 30대가 40.72%(싸이월드 미니홈피는 35.17%), 40대가 19.09%(11.89%), 50대 이상 6.53%(4.08%) 순으로 연령층이 높을수록 페이스북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진첩이나 이미지 중심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보다 담벼락에 단문을 게시하는 ‘텍스트(text) 중심’의 페이스북이 30대 이상 이용자들의 취향과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싸이월드보다 디자인과 기능이 단순(simple)한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포맷과도 잘 맞아떨어져 높은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업계 전문가 역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페이스북 피로증’ 등 성장률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국민 3분의 2 이상이 4∼5년 이상 페이스북을 이미 경험한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선 당분간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10대와 20대는 여전히 페이스북보다 미니홈피를 더 많이 찾았다. 8월 한 달 동안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연령별 방문자 수 비중을 보면 10대가 7.16%로 페이스북(3.38%)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0대 역시 41.69%로 페이스북(30.28%)과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랭키닷컴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국내 SNS 시장의 성장을 이끌던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페이스북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SNS 시장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현재 국내 가입자가 408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통계가 과측정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다른 조사 기관에 따르면 8월 미니홈피 순방문자 수(UV)는 1500만명, 페이스북은 1000만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