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기관지 “예수 탄생 부인”… BBC ‘BC·AD 연대표기 변경’ 후폭풍
입력 2011-10-05 18:10
영국 BBC가 연대표기법을 바꾸려다 비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BBC는 최근 예수 그리스도 탄생 시점을 기준으로 한 BC(Before Christ)/AD(After Domini) 대신에 가치중립적인 BCE(Before Common Era)/CE(Common Era)로 연대표기법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BBC의 이 계획은 알려지자마자 무의미한 시도라는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런던의 한 목사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불합리한 정치적 판단”이라며 “누구도 BBC의 연대표기법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BBC는 일률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 제작사들이 사용할 때 허용하겠다는 의도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바티칸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까지 나서 BBC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 이 신문은 4일(현지시간) 가톨릭 역사학자 루세타 스카라피아의 논평을 통해 “연대표기법을 BC/AD 대신에 BCE/CE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예수의 탄생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다른 종교를 존중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