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이들 욕설, 이젠 무슨 수를 내야 한다
입력 2011-10-05 18:05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일상어가 돼버린 아이들의 욕설이 더 이상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이들이 입과 문자로 말하는 것을 들여다보면 가히 ‘욕설의 바다’다. 중고생은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생들마저 어른 뺨친다.
내용도 단순히 ‘새끼’ 정도가 아니다. 어른도 낯을 붉힐 만큼 상스러운데다 그악하고 폭력적이다. 언어가 사고의 틀이고 사회화의 도구라면 자의식과 사회적 인식이 형성되는 아이들 때 일상화한 욕설은 개인의 인성과 정서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사회를 황폐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런 만큼 이벤트성 욕설 추방 캠페인을 넘어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사실 지난 5월에만 해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 언어문화 개선 선포식’을 열고 연중 캠페인을 실시키로 했다. 청소년에게 바른 언어사용 습관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욕설이 난무하는 아이들의 실태는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더 악화된 듯 보인다. 이를테면 EBS TV가 엊그제 방영한 프로그램에 따르면 아이들은 75초에 한 번씩 욕설을 내뱉었다. 또 요즘엔 초중고생들이 주로 만들고 활동하는 안티카페니 뭐니 해서 인터넷이 욕설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물론 욕설은 어느 사회에나 있는 필요악일 수 있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불안이 욕설 에너지로 분출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욕 사태’는 아이들이 욕을 잘못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욕하는 것을 ‘멋있는 것’ 또는 ‘카리스마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거나 욕설의 어원 등 원 뜻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특단의 대책에는 욕하는 것이 잘못된 행위임을 아이들이 분명히 깨닫도록 상벌을 규정하는 한편 원래의 뜻이 뭔지 확실히 가르치는 것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아울러 ‘현실의 반영’이라는 이유로 욕을 ‘애용’하는 영화 등 대중매체에 대한 철저한 규제도 요구된다. 대중매체는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현실을 이끌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