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교단장 릴레이 설교] 평화의 상징 비둘기
입력 2011-10-05 17:35
마태복음 3장 16절
비둘기는 창세기 8장 홍수 이야기에 처음 등장합니다. 마태복음에서도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렸다고 했습니다. 그럼, 성경에 나타나는 비둘기의 교훈과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비둘기는 심부름을 잘하는 새입니다. 노아가 방주에서 물이 얼마나 감했나 보려고 까마귀를 날려 보냈지만 까마귀가 돌아오지 않자 비둘기를 날려 보냈습니다. 비둘기는 앉을 곳이 없어 방주로 돌아왔고 7일 후 다시 날려 보냈더니 입에 감람나무잎을 물고 왔습니다. 그 일로 노아는 물이 감한 줄 알았고 또 7일 후에 비둘기를 날려 보내 방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는 물이 완전히 감했다는 걸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창 8:8∼12).
비둘기는 주인의 의도에 맞게 심부름을 잘 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을 가리켜 ‘주님의 종’이라고 합니다. 종은 주인의 심부름을 잘 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심부름을 잘 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비둘기는 온유한 새입니다.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했다는 것은 예수님이 그만큼 온유한 성품을 지녔다는 의미입니다(마 11:28). 온유하다는 것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원수까지도 품어주는 분이시며, 강도까지도 믿기만 하면 구원해주는 분이십니다. 또 모든 사람이 손가락질하는 행동을 하고 사는 여인도 부드러운 음성으로 용서해주는 분이십니다.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남북으로 갈라져 항상 전쟁의 위험을 안고 있는 우리는 평화의 귀중함을 어느 민족보다 잘 알고 또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평화는 작은 데서부터, 곧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옛날 아브라함의 가정에서 하갈이 낳은 이스마엘이 사라가 낳은 이삭을 조롱하고 못살게 굴었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의 가정에 분쟁의 씨앗이 되었고 결국 이스마엘은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이스마엘의 후손과 이삭의 후손은 원수가 되었습니다. 이삭의 후손은 오늘의 이스라엘이고, 이스마엘의 후손은 오늘의 아랍 민족입니다. 오늘날까지도 이곳은 분쟁지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주님의 종들이 가정의 화목을 위해 중간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비둘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제물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제사를 지낼 때 양이나 염소 또는 소를 잡아서 드렸습니다. 값비싼 제물을 마련할 수 없던 가난한 사람들은 비둘기로 정성을 다해 제물을 삼아 제사를 드렸습니다. 예수님은 마음을 다한 가난한 사람들을 더 사랑하셨고 항상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부자 나라에 오시지 않고 가난한 이스라엘에 오셨습니다. 가난한 나라, 가난한 동네에 오셨고, 그 가난한 동네에서도 가난한 목수 요셉의 가정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하고 병들고 외로운 가정을 방문하셨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비둘기는 깨끗한 새입니다. 노아가 방주에서 날려 보냈을 때 다시 방주로 돌아온 것은 홍수로 죽은 시체들이 둥둥 떠다니는 더러운 물 위에 앉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러운 죄악에 머물기보다는 깨끗한 세상을 가꿔가는 비둘기 같은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좇아가는 신앙생활 가운데 비둘기 같은 은혜가 늘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병순 목사(예장 합동선목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