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에 역공… 성능만 개선한 아이폰4S 佛·伊서 판매금지 가처분
입력 2011-10-06 00:29
삼성전자가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S 공개에 맞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서 애플의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제소 내용은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통신표준에 관한 특허다.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는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아이폰 신제품이 이를 심각하게 침해했기 때문에 판매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등 핵심 사업이 보유한 특허자산에 대한 무임승차를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라며 “추가 검토를 거쳐 가처분 소송 대상 국가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소송은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시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아이폰4S 발표 행사를 가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초 소비자들은 혁신적인 아이폰5를 기대했지만 이날 공개된 아이폰4S는 처리속도나 카메라 등 일부 기능만 강화하는 데 그쳤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장중 5.4%까지 떨어졌다.
이날 행사는 6주 전 스티브 잡스가 물러난 후 처음 열리는 것이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첫 시험대에 오른 새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잡스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팀 쿡은 이번 행사 장소로 250여명 규모의 본사 강당을 택했고, 인터넷 실시간 중계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은 간단한 기조연설만 하고, 발표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필 쉴러 수석부사장에게 맡겼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마다 항상 있었던 깜짝쇼도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애플이 아이폰4S로 전혀 감동을 주지 못했다”고 보도했고, BBC는 “팀 쿡의 지루한 데뷔였다”고 평했다. 포브스는 “아이폰5가 발표되지 않고 잡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
맹경환 한승주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