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목회 현장-서울 주님의교회] “독거노인들 혹시 굶으실까, 오늘도 밥 풉니다”

입력 2011-10-05 17:40


교회 식당은 365일 열려 있다. 목회자와 사모는 매일 낮 밥을 푼다. 외롭고 쓸쓸한 100여명의 독거노인은 한 끼 식사로 위로받는다. 지나가는 나그네도 스스럼없이 찾아든다. 교인들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신앙생활을 하는지 등에 대해 묻지 않는다. 교회 문을 여는 순간 최고의 손님이 된다. 이 교회는 지역에서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을 돌본다. 또 뇌졸중과 치매에 걸린 노인을 보살핀다. 매주 수요일엔 인근 교회 사모 20여명과 함께 반찬을 만들어 200여개의 도시락 통에 담아 돌린다.

서울 대림1동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주님의교회(조남수 목사) 400여명의 성도가 펼치는 핵심 사역이다. 교회는 동사무소 앞 ‘태양의 집’ 주차장 뒤편 길가에 있다. 입소문을 듣고 4일 오후 교회를 찾았다.

조남수(58) 목사는 세상에 알릴 만한 일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정부 지원금이 나오지만 차상위계층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돌봐줘야 합니다. 가족이 있어도 돌볼 여력이 없기 때문에 장기간 방치하면 굶어죽습니다.”

조 목사는 사회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교회가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크리스천마저 눈감으면 안 된다고 했다.

조 목사는 이들에게 전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전도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거노인들에겐 하루하루가 마지막날이나 다름없다. 밤새 어떻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형편이 좋지 않아 대부분 병을 달고 산다. 사랑의손노인복지센터에는 요양보호사 10여명과 사회복지사 1명 등 모두 24명이 독거노인들의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누구나 상담받을 수 있다. 4년 전부터 뇌졸중과 치매에 걸린 25명을 돌보고 있다.

60세 미만의 심장병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수술비가 만만찮기 때문에 밀알심장재단에 의뢰해 수술을 받게 해준다.

군 선교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봄, 가을 두 차례 위문을 간다. 지난 5월엔 5사단 신병학교를 찾아 280명에게 세례를 줬다. 다음달 3일에는 경기도 의정부 306보충대를 찾는다. 주님의교회의 자랑거리인 CCM 가수 ‘애드’ 자매(김주희·신혜민씨)도 동행한다. 애드는 지난 7년 동안 전국의 교회와 학교 1500곳을 돌며 공연을 펼쳤다.

몽골에서 온 젊은 부부 대학원생도 주님의교회가 돌본다. 남편 카자브(27)씨는 건국대 대학원, 아내 헝그르(25)씨는 서울여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다. 헝그르씨는 몇 년 전 조 목사의 주선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경우다.

해외 선교도 열심이다. 몽골, 인도네시아, 중국과 남미 볼리비아, 대만, 필리핀 등 7곳을 지원한다. 월 10만∼20만원씩 지원한다. 국내 선교지원금은 연 600만원에 달한다.

주님의교회는 1996년 신대방동에서 설립됐다. 2004년 현재의 상가건물(대지 660㎡·200평)을 매입해 5층으로 증축했다. 지하는 식당과 교육관이다. 1층은 상가다. 다섯 곳을 임대해줬다. 2층은 사무실과 교육관으로 쓰고 있다. 대림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3층은 교육관과 성가대실, 사무실이다. 4층과 5층이 본당이다.

앞으로 3년쯤 지나면 대림3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지구 초입에 새 성전이 건축된다. 조합은 현재 사업 시행인가 동의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에서 5분 거리다. 주님의교회는 예배당이 신축되더라도 지금의 주님의교회 사명과 전통을 그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주민과 함께하는 교회, 바로 그것이 주님의교회이기 때문이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