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관용 경북도지사] “UNWTO 총회 경주 개최 계기 문화강국 도약”
입력 2011-10-05 17:29
“경주에서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가 열리게 된 것은 세계가 경주의 가치를 인정한 결과입니다. 신라 천년의 도읍지인 경주는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호텔을 비롯한 관광인프라도 풍부하고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개최 등 국제회의 경험도 많아 이번 총회를 훌륭하게 치를 것으로 확신합니다. 아울러 경주 총회를 계기로 대한민국 국격도 한 단계 높아질 것입니다.”
8일부터 14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력 지원 태세에 나선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최근 대구 연암로 경북도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UNWTO 총회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관한다. 이번 경주 총회는 154개 회원국 정부 각료와 세계적 석학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900여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 행사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세계 관광산업 청사진을 제시한다.
1975년 설립된 UNWTO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관광분야 유엔 전문기구로 2년마다 총회를 개최한다. ‘관광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UNWTO 총회가 2001년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 이후 한 국가에서 두 차례 열린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세계 관광인의 이목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북도는 UNWTO 총회를 위해 유치 단계부터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2009년 카자흐스탄 총회에서 한국이 개최국으로 결정된 후 전국 6개 지역과의 치열한 경합을 거쳐 경주가 낙점됐습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문화부와 함께 이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UNWTO 총회를 위해 도로와 사적지를 정비하는 등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김 지사가 UNWTO 경주 총회 준비에 주력하는 이유는 국내외 취재진과 행사 관련자 등 모두 20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행사가 15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지구촌 관광인들에게 경주를 비롯한 경북의 매력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 그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경주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 경북관광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취임 이후 줄곧 관광산업 발전에 주력해온 김 지사는 “경북도는 우리나라 고택의 40%가 있고, 신라 가야 문화가 혼합돼 잘 보존된 곳”이라며 “그런데도 이를 비즈니스화하고 상품화하는 데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시민정신을 일깨우고 문화강국 모습도 정립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김 지사는 신라사 편찬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지구상에서 유례가 없는 천년왕국을 건설했음에도 신라 역사가 기록으로 제대로 남아 있지 않다는 김 지사는 “신라사를 편찬해 찬란한 신라문화를 비즈니스화하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밝혔다.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1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유치한 것도 경주가 실크로드 출발지이자 종착지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문화수출을 통해 관광내수화에 기여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준설공사를 끝으로 임무를 다했습니다. 이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문화가 흐르는 강으로 포장해야 할 때입니다. 동서고금의 모든 문화가 강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처럼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미래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김 지사는 최근 ‘포스트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낙동강 700리를 따라 형성된 상주의 사벌국, 의성의 조문국, 고령의 가락국 등 13개 고대국가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화 함으로써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내수관광을 활성화하는 게 주된 사업이다. 아울러 낙동강이 흐르는 지자체들끼리 시군협의회와 광역협의회를 구성해 역사, 문화, 레저, 스포츠, 음식 등을 망라한 관광그랜드플랜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얼마 전 안동에서 ‘왕의 나라’ 공연을 할 때 전문가가 아닌 순수 지역민 400명이 출연해 대성공을 거뒀다는 김 지사는 “지방의 역량이 강화된 만큼 이제는 중앙정부에서 살짝살짝 거들어주기만 해도 지방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