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골프장 환경훼손 심각하다

입력 2011-10-04 22:09


강원도내 80곳이 넘는 골프장이 운영 또는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일부 골프장들이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해 물의를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강원도와 원주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강원도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모두 48곳(823홀)이고, 건설 중인 골프장은 22곳(468홀), 건설 추진 중인 골프장은 13곳(234홀) 등 모두 83곳의 골프장이 영업 중이거나 건설될 예정이다.

건설 중인 골프장은 춘천 7곳, 홍천 6곳, 원주 5곳, 횡성 2곳 등이고, 건설이 추진 중인 골프장은 홍천 3곳, 춘천 2곳, 원주 1곳 등이다. 주로 수도권과 인접한 영서권에 골프장 건설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 지역 골프장들은 건설과정에서 원형녹지를 훼손하거나 야생동물 탈출로를 설치하지 않는 등 무분별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지방환경청이 실시한 최근 5년간 환경영향평가에서 당초 협의내용을 이행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모두 66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 6월 홍천군 홍천읍 A골프장 건설 현장은 사면 안정화 작업 등 토사유출 방지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같은 달 춘천시 동산면 B골프장 건설 현장은 침사지 설치 및 먼지 저감시설 설치 미흡 등으로 시정 요청을 받은 바 있다.

평창군 대관령면 C골프장은 2008년 국지성 집중호우 등에 대비한 다각적 토사유출 저감대책을 수립키로 했는데도 제대로 시행이 하지 않아 오수처리시설 및 방류수 수질기준이 초과됐다.

특히 횡성군 서원면 D골프장은 2009년 법정 보호종인 둑중개 서식분포 및 처리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인근 마을 생활용수를 공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행조치 요청 및 대체 서식지 마련을 지시받은 뒤에야 서식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춘천시 신동면 E골프장은 2009년 12월 침사지 부적정 운영을 비롯해 원형보전녹지 1859㎡를 훼손해 이행조치 요청 및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일부구간에 가설방음 패널을 설치하지 않아 다시 지적을 받는 등 지속적인 환경훼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환경당국의 철저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승인권자인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박성은 기자 sil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