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노벨 물리학상 펄머터·리스·슈밋 교수… 초신성 관측 통해 우주 가속 팽창 입증
입력 2011-10-04 22:35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초신성(超新星)을 관측해 우주의 가속 팽창(accelerating expansion) 원리를 발견한 3명의 우주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4일 미국 UC버클리대 솔 펄머터(52) 교수와 호주 국립대 브라이언 슈밋(44)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애덤 리스(42) 교수를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우주 탄생은 지금부터 137억년 전 대폭발(빅뱅)이 일어나면서 시작됐다고 천체물리학자들은 추정한다. 1920년대 이후 과학자들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팽창 속도는 느려진다고 믿었다.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이번 3명의 수상자에게서 나왔다. 펄머터 교수는 88년부터, 슈밋·리스 교수는 94년에 별도 팀을 구성해 우주의 팽창 속도를 연구했다.
이들이 우주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도구로 삼은 대상이 초신성이었다. ‘슈퍼노바’로 불리는 초신성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별(항성)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해 밝기가 평소의 수억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낮아진다.
그런데 연구진이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50개 이상의 초신성을 대상으로 20여 차례 폭발 현상을 관찰한 결과 이들 초신성의 밝기가 예상보다 점점 어두워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배가 등대에서 멀어질 때 속력에 비례해 밝기는 어두워진다. 마찬가지로 초신성의 밝기가 예상보다 어둡다는 의미는 우주 팽창의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다.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는 “우주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과학계는 우주를 팽창시키는 에너지원을 찾는 데 매진했다”며 “하지만 아직 우주를 팽창시키는 에너지의 정확한 실체를 규명하지 못해 과학계는 ‘암흑 에너지’라 부른다”고 말했다. 이 암흑 에너지의 정체는 아직 물리학의 최대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암흑 에너지는 우주공간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수상자들의 발견이 암흑 에너지같이 상당 부분 미지로 남아 있던 우주를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왕립과학아카데미는 평가했다.
펄머터 교수와 슈밋·리스 교수는 1000만 크로네(약 17억2200만원)의 상금을 절반씩 나눠 받는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