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슐츠 CEO… 스타벅스 ‘일자리 창출 기금’ 모금 나서
입력 2011-10-04 19:12
앞으로 미국의 스타벅스 매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모금창구 역할을 겸하게 된다. 실업난 해소에 정치권의 역할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58)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
스타벅스는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금’을 미국 내 본사 소유 매장 6800곳에서 모금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타벅스는 모은 돈을 사업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에서 소규모 사업자와 저소득층에 대출 사업을 해주는 민간단체 ‘기회금융네크워크’(OFN)와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슐츠는 “소규모 사업은 미국 경제의 근간이자 일자리 창출의 핵심 엔진”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의 대출 기회를 확대해 그들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다음 달 1일부터 매장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기부를 받는다. 5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람에게는 ‘우리는 깊이 연결돼 있다’(indivisible)고 적힌 빨강·파랑·흰색 팔찌를 준다. 팔찌 제작비용은 스타벅스가 댄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팔찌다. 스타벅스는 기금에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먼저 내놓는다.
슐츠는 “우리는 수백만 달러를 매우 빨리 모금할 것이며, 이것은 미국인이 미국인을 돕는 것이다. 정치권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슐츠는 지난 8월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재정적자 문제에 접근할 것을 촉구하면서 “정치 기부를 중단하자”는 이메일을 동료 CEO들에게 보냈다. 이어 일자리 창출에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 슐츠가 정치에 관심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슐츠는 이에 대해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정치적 자리에도 욕심이 없다. 나는 단지 일반 시민으로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매장 200곳을 추가로 열고 1700곳을 리모델링해 일자리 2000개 이상을 만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OFN에 따르면 3000달러가 모금되면 일자리 하나가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 또 5달러가 기부되면 35달러를 소규모 사업자에게 빌려줄 수 있다고 OFN은 밝혔다. 무디스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기금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