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 위기 불똥 벌써 실물로?… 9월 전세계 제조업 활동 2년만에 위축
입력 2011-10-04 18:37
전 세계 제조업 활동이 지난달 2년여 만에 처음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실물경제 전이가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산정하는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8월 50.2에서 지난달 49.9로 하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MI가 50보다 낮으면 전달에 비해 기업의 생산 활동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JP모건의 PMI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나라별로는 프랑스 스페인 등 유로존 주요국과 일본 인도 등에서 생산 활동 위축이 두드러졌다. 미국과 영국의 제조업은 호조를 보였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17개국의 제조업지수(시장조사 업체 마르키트 산정)가 8월 49.0에서 9월 48.5로 더 나빠졌다. 긴축정책으로 허리띠를 조이고 있는 스페인은 최근 2년간 가장 급격히 PMI가 하락했다. 프랑스도 두 달 연속 생산 활동이 감소했다. 유로존에서 형편이 가장 나은 독일도 생산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제조업 경기도 월별 기준으로 2008년 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본도 5개월 만에 처음 생산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대지진 복구 사업 덕을 보던 경기가 후퇴하고 있음을 뜻한다.
중국은 9월 PMI가 53.0으로 지난달 50.6에 비해 호전됐다. 그러나 평년 9월에 비해선 지수 상승폭이 작았다. 중국 경제는 국경절(10월 초)을 앞둔 9월 생산 활동이 크게 증가하는 계절적 영향을 받는다. 로이터는 “유로존 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여름 이후 아시아 국가의 수출 주문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지금까지는 감소 폭이 완만했지만 미국·유럽이 더블딥에 빠질 경우 생산이 급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공장활동지수는 8월 50.6에서 지난달 51.6으로 상승했다. 26개월째 증가다. 생산 활동 호조 덕분에 경기가 침체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신규 주문이 3개월째 감소하고 있어 경기를 쉽게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