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EU·나토에 맞설 지역연합 필요”… 푸틴, 새 유라시아연합 설립 추진

입력 2011-10-04 18:13

내년 대권 복귀가 기정사실화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처음으로 향후 정권 구상을 밝혔다. 푸틴 총리는 내년 3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향후 12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된다.

푸틴은 4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직접 기고한 발표문을 통해 “첫 번째 목표는 ‘유라시아연합(EAU)’ 설립”이라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발표문 제목은 ‘새로운 유라시아 통합 계획:오늘 시작하는 미래’다.

푸틴은 “우리에게도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맞설 지역연합이 필요하다”면서 ‘유라시아연합’ 설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라시아연합은 일단 옛 소련 국가들이 참여하는 경제통합체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다.

푸틴은 발표문에서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3국이 맺은 ‘단일경제공동체’(CES)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EAU는 더 높은 단계의 경제동맹을 형성하는 초국가 조직체가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3국은 내년부터 관세장벽을 없애고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경제공동체를 출범키로 합의한 상태다. 여기에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옛 소련 국가들을 끌어들여 EAU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천연자원과 자본, 인적 잠재력 등을 결합하는 이 같은 조직 창설이 산업기술 경쟁과 새로운 일자리 및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은 또 옛 소련의 부활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 제안은 결코 어떤 형태로든 옛 소련의 부활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가치와 정치·경제적 기반에 근거한 통합은 시대의 명령”이라고 역설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