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때아닌 ‘5마오 계란’ 논쟁… 원자바오-대학생 “물가 안정” 대화 싸고 의견 분분
입력 2011-10-04 18:14
“달걀 하나에 5마오(毛·10분의 1위안)이고요, 만두 다섯 개랑 죽 한 그릇 다 합해 4위안(720원 상당)이면 아침 한 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럼 물가가 이미 안정돼 있는 셈이네요.”
궈칭제(國慶節)인 지난 1일 아침 베이징 항쿵항텐(航空航天)대학 구내식당을 찾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한 학생과 나눈 대화 중 일부다. 이러한 내용이 보도된 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4일 ‘5마오(90원 상당) 달걀’ 논쟁이 뜨겁게 벌어졌다.
충칭(重慶)의 한 대학생은 웨이보(微博)에 “달걀 8마오, 달걀 부침개 2.5마오, 만두 다섯 개 3.5마오, 가장 싼 죽 6마오 만해도 7.4위안”이라며 “충칭 대학생의 소비수준은 베이징의 2배나 되는 셈”이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5마오짜리 달걀을 어디서 찾을 수 있나”라며 “우리 모두 베이징 항쿵대에 아침 먹으러 가자”고 비아냥댔다.
학교 측은 원 총리를 만난 판치펑(范祺峰)이라는 학생이 거짓말쟁이로 몰리게 되자 “달걀 하나 5마오는 맞다”고 공식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싼 건 학교와 정부의 보조금 덕분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웨이보닷컴’은 정부의 물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늘자 ‘5마오 달걀’을 검색해도 결과가 뜨지 않도록 막기도 했다.
이처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 건 원 총리가 지난달 30일 궈칭제 리셉션에서 “물가상승세가 잡혔다”고 말한 데 이어 신화통신도 이에 맞장구를 쳤기 때문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