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갈등의 권력… 치유의 사랑… 당신 선택은?

입력 2011-10-04 17:43


끝까지 사랑하라/토니 캠폴로 지음/김애정 옮김/토기장이

미국의 저명한 설교가이자 사회학자인 토니 캠폴로는 이 시대 한국교회와 성도가 깊이 연구해야 할 인물이다. 언제나 본질을 추구하며 이 땅보다는 영원을 향한 삶을 살라는 그의 메시지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오랫동안 ‘권력과 사랑’이란 주제를 깊이 연구했다. 이 책은 그 연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원제는 ‘권력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하라’로 번역되는 ‘Choose Love not Power’. 책의 내용을 볼 때 원제를 단순화시킨 ‘끝까지 사랑하라’가 더 호소력이 있다. 제목에 대한 출판사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사소한 형태의 권력이든 그 권력을 쥐고 있는 자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희생적 사랑을 선택할 때 결국은 능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을 포기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사랑이다. 그 사랑을 ‘끝까지’ 지속시키겠다는 강력하고 의지적인 결단만이 권력을 내려놓게 만든다.

‘권력과 사랑’이란 무슨 드라마 제목 같아 이것이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과 무슨 상관이 있나 싶기도 하겠지만 우리의 삶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늘 이 두 가지 선택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사회변혁이라는 거시적 관점, 그리고 인간관계라는 미시적 관점을 통해 권력과 사랑의 관계를 시원하게 말해주고 있다.

주제는 분명 무겁다. 그럼에도 쉽게 읽힌다. 글 흐름이 편안하다. 깊이와 감동이 있다. 저자는 굳이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고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이 책의 내용이 캠폴로의 깨달음과 체험에서 나온 개인적인 고백이며 동시에 성경 전체의 진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캠폴로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책은 모든 상황 속에 처한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적용점을 준다. 놀라운 지혜도 얻을 수 있다. 캠폴로는 가장 사랑이 넘쳐야 할 부부 사이에 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지, 그리스도 안에서 조화롭게 살아야 하는 남성과 여성이 왜 남성우월주의와 페미니즘으로 서로에게 각을 세우고 있는지, 예의와 순종을 배워야 할 자녀들이 오늘날 어떻게 가정을 좌지우지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진단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호모폴리티쿠스, 즉 정치적 인간이다. 그럼에도 크리스천은 대체로 사회개혁보다 개인구원에 관심을 더 갖는 편이다. 그래서 권력과 권위에 대한 주제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자의 지적처럼 우리 모두는 일정하게 권력의지를 갖고 있다. 모두가 가정에서든 교회에서든 사회에서든 파워게임에 빠져 있다. 인간은 누구나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캠폴로의 통찰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우리에게 주님 가신 길이 선명하게 보여야 할 때가 되었다. 특별히 길을 찾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이 책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흑백론과 비판적 의식에 빠지기 쉬운 시기, 인터넷과 SNS를 통해서 사회에 대한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청년기야말로 바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시기다. 각자가 갖고 있는 권력을 자랑하며 남용하는 힘겨루기 세상 속에서 우리는 주님이 가신 길을 선택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책을 통해서 모든 상황과 관계 속에서 ‘권력’이 아닌 ‘사랑’을 선택해야 하는 당위성을 배울 수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가르침인가!

저자는 “악마는 권위가 없기에 권력을 탐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권력을 내려놓고 희생을 선택함으로써 진정한 권위에서 나오는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다. 힘이 없어서 굴복하는 것도, 힘이 있어 그 힘을 과용하는 것 모두가 세상을 어지럽게 한다. 힘이 있지만 그 힘을 쓰지 않고 사랑을 선택하는 놀라운 길이 우리에게 제시되어 있다. 그 다함없는 사랑의 길이야말로 영혼을 살리고 세상을 살린다. 그 메시지를 붙들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글=이상준 목사(온누리교회 대학청년부 본부장, ‘다윗의 장막’ 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