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의 교회이야기-이민아이야기(2) 강을 건넌 사람
입력 2011-10-04 10:20
[미션라이프] ‘땅끝의 아이들’의 저자 이민아 목사는 의학적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었다. 수개월 전 본래 지니고 있던 갑상선암 외에 또 다른 암이 발견되었다. 미국 병원으로부터 현대의학으로는 치유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 8월12일 이민아 목사를 서울시내 모 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환자복을 입은 이 목사는 병색은 있었지만 편안하고 환한 표정이었다.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를 권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6개월, 받지 않으면 3개월 정도밖에 더 살지 못한다는 진단이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과의 인터뷰. 비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목사는 담담했다. 그의 말이 귀에 남는다. “하나님의 기적을 믿든지, 의사의 말을 믿든지 하나만 해야겠어요.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니 오히려 더 정신이 없습니다.”
물론 그는 하나님의 기적을 믿었다. ‘하나님 안에서 기적은 상식이 된다’는 것을 삶에서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이 목사와의 인터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목사와 만난 지 2개월 가까이 되었다. 그는 병원에 있어야 할 환자였다. 그러나 지금 이 목사는 전국을 다니며 간증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사랑의교회 특별새벽집회에서는 그를 보기 위해 1만여 명이 새벽 2시부터 교회당을 찾았다.
병원에서 인터뷰 이후 몇 차례 더 만났다. 그 때 마다 자신이 만난 하나님과 사역 이야기를 해 줬다. 2시간 남짓 쉬지 않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몸은 어떠세요?”라고 물으면 “다 나았어요. 다 낫다니까요”라고 답했다. 의학적으로 이 목사가 완전 치료됐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그 순간, 이 목사는 환자가 아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구름기둥과 불기둥의 인도를 받은 이스라엘 백성 이야기가 생각 난다.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그 같은 확고한 믿음을 갖게 했을까. 여러 이야기를 종합하면 아버지 하나님을 진짜로 만났기 때문이다. 종이나 친구가 아니라 ‘다정한 아빠’로서 하나님을 대면했다. 그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불속에서의 연단을 거쳐야 했다. 인생의 거센 불과 물을 건너면서 그녀는 그동안 귀로 들었던 하나님 아버지를 눈으로 보았다.
이민아. 그는 믿음의 강을 건넌 사람이다. 강을 건넌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없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는 말을 정말 믿는다. 그 아버지는 천지를 만드셨다. 육신의 질병쯤은 너끈히 고쳐주실 분이시다.
이민아 목사를 보고 “김한길과 어쨌네…. 아들이 죽었다지, 정말 박복한 인생이네…”하는 것은 강을 건너지 못한, 아직 2,3차원적 믿음의 세계에 머무른 사람들의 이야기다. 믿음의 강을 건넌 그는 ‘세상과 나는 간 곳 없고, 구속한 주만 보이는’ 삶을 살고 있다. 자, 믿음의 눈으로 지금 누가 행복한지 생각해보자. 이민아인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인가.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