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한나라 나경원 전략은… 박원순 ‘의혹’ 철저히 검증, 승리 자신감
입력 2011-10-03 15:25
박원순 변호사가 3일 서울시장 범야권 통합후보로 확정됐다는 소식에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 측은 “한번 해 볼 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당선돼 ‘여성 대 여성’, ‘여당 대 야당’ 구도를 만드는 것보다 박 변호사와의 ‘정치권 대 비정치권’ 전투를 벌이는 게 오히려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박 변호사가 이사장으로 있던 아름다운재단의 후원금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해 보면 평소 욕먹는 정치인보다 명망가 출신 인사들이 더 많은 문제를 노출하곤 했다”며 “앞으로 언론과 시민들의 검증이 시작되면 (박 변호사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들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 과정에서 도덕성을 무기로 내세운 박 변호사의 시민운동가 이미지가 타격받을 경우 정치권 인사보다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벌써부터 한나라당은 박 변호사 검증을 위한 칼날을 예리하게 다듬고 있다. 김기현 대변인은 “검증이 안 된 후보가 갑자기 나타나 일시적인 거품이나 반짝 인기로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한나라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논평했다.
박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 여부라는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일단 시민단체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한나라당에 비해 조직력에서 뒤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유 전 장관을 찍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처럼 민주당 표 결집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 측은 박 변호사로의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정치적 시선끌기’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하고 정책선거에 주력하기로 했다. 서민공감 정책을 앞세워 중도파와 서민 공략에 공을 들인다는 전략이다.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는 무당파가 대거 박 변호사 지지층으로 고착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나 후보 캠프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안형환 의원은 “현재 상황만 갖고 계량화시킬 순 없다”며 “선거 막판에 안철수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막판 지원 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