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상공 ‘오존 구멍’ 비상… 노르웨이 등 북극권 국가, 자외선 경보 발령

입력 2011-10-03 21:50

북극 상공에 ‘오존 구멍(Ozone Hole)’이 생긴 것으로 처음 확인되면서 북극권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북극권에는 과거 오존 구멍이 여러 차례 발견됐던 남극과 달리 인구가 밀집돼 있고,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직접적 피해를 줄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구 대기에는 성층권(지표에서 12∼55㎞ 높이의 대기층)에 오존층이 존재한다. 오존은 산소 원자가 세 개 붙어 있는 물질이다. 오존층은 지표면 위 15∼35㎞ 상공에 형성되는데 태양으로부터 오는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해 지구에 사는 동·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오존층이 없으면 자외선이 지구로 바로 쏟아져 땅에 사는 생명체는 생존하기 어렵게 된다. 사람의 경우 DNA 파괴와 면역체계 손상 등을 가져오고 피부암, 백내장이 크게 증가하는 등 건강에 피해를 입게 된다.

미국과 일본 등 9개국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 과거 북극 상공에서 나타난 오존층 감소폭은 30% 정도였던 데 비해 올해에는 40% 정도로 측정돼 사상 최악의 오존층 파괴가 확인됐다. 노르웨이 핀란드 그린란드 등 북극권 국가들은 깜짝 놀라 자외선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과학자들은 오존층이 없다면 지구로 쏟아지는 자외선이 지금보다 70배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대표적 물질은 프레온(CFC·염화불화탄소)과 할론 가스 등이다. 프레온가스는 냉장고·에어컨 냉매나 스프레이 등에, 할론은 소화제(消火劑)용으로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이들 물질의 염소 원자 한 개가 오존 분자 10만개를 깨뜨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은 1989년 오존층 보호를 위해 몬트리올의정서를 발효하고 각국의 프레온 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있다. 냉장고 냉매를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물질로 바꾸고 스프레이 사용도 규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프레온 가스는 수명이 수십 년이기 때문에 대기 중에 남아 오존층을 계속 파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까지 가세했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지표 부근에 열을 가두기 때문에 고도가 높은 성층권은 오히려 차가워진다. 성층권의 기온이 영하 78도까지 떨어지면 성층권에 구름이 생기고 이 구름이 오존층 파괴를 가속화시킨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최우갑 교수는 “온실가스가 증가함에 따라 성층권 온도가 내려가고, 오존이 계속 파괴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유엔은 오존층이 2020년에는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2045년 이후로 회복 시기를 미뤘고 그 전망마저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