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글 ... 김명용 장신대 교수

입력 2011-10-03 19:49


[미션라이프] 고 이종성 박사님은 무엇보다 한국기독교학술원을 통해 이 시대의 제반 문제에 대한 신학적 답을 제시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비록 특정 교파, 특정 신학교 안에 몸담고 있었지만 그의 생각은 늘 ‘어떻게 하면 한국 교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한국 교회와 한국 신학이 세계적인 수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셨던 분이다.

이 박사님의 이러한 폭넓은 식견과 신학은 무엇보다 철저한 보수신학에 근거한 것이었다. 박사님은 본인이 철저한 보수신학에 천착했을 뿐만 아니라 총 14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조직신학 대계’ 저술을 완성시킴으로 학문적 보수신학의 신학적 체계를 한국 교회 전체로 확산시켰다.

박사님은 전국신학대학협의회장, 한국신학연구소 이사장, 동북아신학교협의회장, 일본 쿄토대학 초빙교수, 미국 프린스턴신학대 신학고등 초빙연구원 등을 역임함으로써 한국신학계를 넘어 아시아신학계, 나아가 세계신학계로까지 한국신학의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감당했다.

박사님은 또한 보수신학과 진보신학으로 분열된 한국 교회와 신학을 통합하는 통전적 신학의 완성으로 한국교회가 신학적 일치를 이룰 수 있는 큰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 교회를 하나 되게 하는 신학적 기초로 앞으로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사회적으로 볼 때에도 좌우 분열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사상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박사님은 장신대 총장(학장)으로 12년, 학감으로 4년 등 총 16년간 장신대를 이끌면서 장신대가 세계적 신학대학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으로 수많은 제자들을 유학시킴으로써 장신대에 높은 수준의 수많은 학자들이 대거 유입되어 학문적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멀리, 또한 깊이를 내다보는 식견은 지금도 수많은 제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공직에서나 사석에서나 한결같이 겸손하고 소탈한 자세로 제자들을 대해주셨던 모습은 평생 기억될 것이다. 작금 위기에 직면한 한국 교회는 또 하나의 큰 스승을 잃었다. 하지만 스승은 갔지만 우리 앞에 놓인 길은 분명하다. 그것은 더 이상 한국 교회의 분열을 방치하지 말고, 한국 교회가 공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라는 것이다. 또한 한국 교회 내부의 과제에만 함몰되지 말고, 국가와 사회의 문제, 세계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방향을 제시하고 복음을 전하라는 것이다.

김명용 교수(장신대 조직신학,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