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는 왜 수컷이 먼저 이동할까

입력 2011-10-03 22:29

‘아빠 철새’들이 좋은 번식지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엄마 철새’보다 더 빨리 이동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멧새과 5종의 봄철 이동 패턴을 조사·분석한 결과 이동거리나 종에 상관없이 수컷이 암컷보다 먼저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이 된 멧새류는 꼬까참새, 노랑눈썹멧새, 촉새, 흰배멧새, 노랑턱멧새로 한반도와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번식한 뒤 중국 남부 및 동남아시아로 이동해 겨울을 보내는 참새 크기의 작은 철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봄과 가을에 이동한다.

국립공원연구원 채희영 철새연구센터장은 “암컷이 새끼를 성공적으로 키우기 위해 기후나 먹이가 가장 적당한 시기에 맞춰 북상하는 것과 달리 수컷은 좋은 번식지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추위를 감수하며 경쟁적으로 이동한다”며 “같은 종에서 몸집이 클수록 장거리 비행에 유리하기 때문에 큰 수컷이 빨리 번식지에 도착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IBIS’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