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미얀마 ‘발전소 건설 갈등’… 미얀마 “접경지역 건설 계획 중단”-中 “합작투자 중단 안돼”
입력 2011-10-03 18:20
중국과 미얀마가 양국 접경 부근의 대형 수력발전소 건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미얀마가 36억 달러(4조2444억원) 규모의 미트소네 발전소(중국명 미쑹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키로 결정하자 중국은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카친주의 미트소네 발전소 건설을 중단한다고 의회에 밝혔다. 그러자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해당 발전소는 양국의 합작투자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건설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미얀마가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관측통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발전소 건설에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선 미얀마에서는 아웅산 수치 여사와 댐이 건설되는 이라와디 강 유역 주민들이 생태계 파괴 등을 들어 크게 반발해 왔다. 더욱이 발전소 건설은 중국 투자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얀마 내 보수 엘리트들에 의해 추진돼 왔다는 약점도 있다. 이에 따라 미얀마 정부로서는 정국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에 비해 중국으로선 미얀마가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싱가포르 부근 말래카 해협이 미국 해군에 의해 봉쇄된다면 해상 통로가 두절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석유와 천연가스 라인을 벵골만에서 미얀마를 거쳐 중국 남서부지역으로 건설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일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환경문제로 국제적 반발을 사고 있는 중국 댐 건설 회사들에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