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브라질 부자 미국으로 오세요”… 경제난 타개위해 백악관까지 나서 관광홍보

입력 2011-10-03 22:38

미국이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존심을 굽히고 ‘자국 세일’에 나섰다. 현금 확보를 위해 사업가와 국회의원, 백악관까지 나서 “Welcome to the US”를 외치며 외국 관광객에게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온갖 홍보 문구를 동원하며 섬과 군사시설 등 정부 자산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강 대국 미국의 현실이다.

◇“Welcome to the US”=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이제 미국이 음식과 연료, 차와 의복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최근 미국은 비자 조약 개정까지 내걸며,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신흥 ‘부자 나라’의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할인쿠폰 발행, 미인대회 유치 등 수단도 가지가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추진하는 고용위원회는 관광산업 활성화가 가장 손쉬운 고용 창출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관광사업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1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8590억 달러 상당의 경제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매시장에서도 관광객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미 소매협회(NRF) 데이비드 프렌치 부회장은 “경기 침체로 인해 내수가 주춤하는 상황”이라며 “관광 수익 외에는 살아남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또 관광 수익으로 중국과의 교역 관계에 있어 500억 달러 수준에 이르던 적자를 어느 정도 만회하겠다는 생각이다. 중국 관광객은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년도 대비 39% 증가했으며, 총 50억 달러의 돈을 썼다. 브라질과 인도 관광객 역시 각각 60억 달러와 40억 달러의 돈을 미국에 안겨줬다.

◇못 파는 것 빼고는 다 판다=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미 정부는 건물과 토지, 폐쇄된 군사기지와 도로 등 사용하지 않는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자산 매각을 통해 약 22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공중파 방송의 주파수대를 매각할 경우 큰 폭의 재정적자를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부처 및 산하기관 등은 이미 자산을 매각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0년간 폐쇄돼 있던 군사시설 350곳을 매각해 15억 달러를 벌었다. 우정공사는 3653개의 우체국을 팔거나 임대해 1억8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백악관이 내놓은 자산 매각 방안은 의회에서도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자산 중 매력적인 것은 많지 않았다”면서 “큰 돈을 마련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