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락에… 레버리지·인버스 ETF 급증

입력 2011-10-03 18:11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줄어드는데 ETF 거래는 활기를 띠고 있다.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지수 변동률의 2배로 가격이 오르내린다. 지수가 오르면 2배의 수익을 내고 하락하면 2배의 손실을 입는다. 인버스 ETF는 주가지수와 반대로 움직인다. 하락장에서 가격이 오른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활용한 투자이지만 지나치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1790억원에서 2분기 2560억원, 3분기 6790억원으로 폭등했다. 8월 이후 투자심리가 꺾이면서 유가증권시장의 3분기 거래대금이 2분기보다 줄어든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분기별 동일 거래일 수(58일) 기준으로 2분기 444조원에서 3분기 407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유독 ETF 거래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자리 잡고 있다. 증시 등락 폭이 점점 커지고, 일별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파생상품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ETF 시장에서 인버스·레버리지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1월 6.37%에 그쳤지만 지난달에는 17.31%까지 치솟았다. 두 종류의 ETF 누적 순자산 총액은 지난달 말 현재 22조1570억원을 기록했다. 1월(8조6929억원)의 3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 과열을 우려하고 있다. ETF는 장기투자를 목표로 하는 상품인데 단기에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번갈아 사고팔면서 부작용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는 한 수 앞을 내다보고 시장 상황과 반대로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접근한다. 주식시세가 오르면 떨어질 때를 대비해 인버스 ETF를, 시세가 내려가면 오를 때를 대비해 레버리지 ETF를 많이 사는 방식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8월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인버스 ETF의 매입 규모를 늘렸다. 레버리지 ETF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많은 국내 투자자는 시장 움직임에 순응하는 외국인과 달리 역행 투자를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역행 투자의 수익확보 가능성이 순응적 투자보다 낮다”고 진단했다.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자 거래소는 레버리지 ETF 상품의 신규 상장을 당분간 중단했다. 단기 투기자금이 몰린다는 판단에서 장세가 안정될 때까지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거래소 증권상품총괄팀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요즘처럼 출렁이는 장세 속에서 리스크 관리 기능이 취약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