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北 주민들에게 미안”… 13세 때 유튜브에 “굶주리는 것 알고 있다”
입력 2011-10-03 22:22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손자로 알려진 김한솔(16)이 “북한 주민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수년 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김한솔은 또 인터넷 상에 만화는 물론 정품 프로그램 해킹 동영상까지 올리는 등 인터넷과 컴퓨터에 능숙함을 보여줬다.
◇“국민들의 굶주림 알아”=유튜브 아이디 ‘gliango’가 2007년 12월 18일 올린 ‘Anthem North Korea(북한 국가)’ 동영상에는 김한솔의 아이디로 추정되는 ‘kimhs616’이 쓴 댓글 9개가 달려있다. ‘kimhs616’은 김한솔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사용한 아이디로, 유튜브에서도 같은 아이디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튜브와 SNS 등에서는 이 계정이 모두 폐쇄된 상태다.
김한솔은 영어로 쓴 댓글에서 “분명히 밝히는데 나는 북한 사람으로 현재 마카오에서 살고 있다. 마카오에서 공부하고 있다…(북한 당국과) 관련된 사람이지만 더 이상 공개할 수 없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또 “북한에는 인터넷이 있으며 나도 위성통신 시스템을 설치한 적이 있다”며 북한의 폐쇄성 등을 반박하기 위한 글들을 작성했다. 북한에 대한 해외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의식한 듯 “CNN은 북한의 신비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김한솔은 “나는 우리 국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울 방법이 없다”며 “나는 (다른 국가의) 보통 사람들 수준으로 먹을 수 있지만 그런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없다. 국민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라는 고민도 토로했다. 그가 이 댓글을 작성한 시점은 2008년으로, 김 위원장의 뇌졸중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시기와 비슷하다. 김한솔은 당시 뇌졸중 의혹을 부정하려는 듯 “그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킹에도 능숙함 보여=김한솔이 정품 소프트웨어 불법 해킹 방법을 인터넷에 유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미국 동영상 사이트 메타카페(www.metacafe.com)에는 아이디 ‘kimhs616’이 2008년 2월 1일 시스템 최적화 프로그램인 ‘어슬로직스 부트스피드 V3(Auslogics Boostspeed V3)’ 정품을 해킹, 무료로 사용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한 동영상이 게재됐다.
동영상에는 다운로드 경로와 설치 과정, 정품 인증 때 입력할 코드 등 해킹 방법이 상세하게 소개됐다.
또한 김한솔이 환경보호를 주제로 제작한 만화도 이날 발견됐다. 카툰 제작 사이트 스트립제너레이터닷컴(www.stripgenerator.com)에는 2007년 12월 아이디 ‘kimhs616’이 ‘환경오염 중단(STOP POLLUTING)’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세 컷짜리 만화가 공개돼 있다. 이 사이트는 카툰 제작을 위한 각종 제작 도구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김한솔은 직접 내용을 구성하고 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만화에서 동물 형상의 두 주인공은 “이제는 멈춰야 할 시점이야” “무엇을?” “오염” “어떻게?” “3R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줄이기(Reduce) 말이야?”라는 영어 대화를 주고 받는다.
이흥우 선임기자,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