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관객이 돌아다니며 연극을 감상하네”… 2011 서울국제공연예술제 8개국 37개作 출품
입력 2011-10-03 17:57
1인극으로 재해석된 안톤 체홉의 고전 ‘갈매기’, 배우 대신 관객이 돌아다니면서 관람하는 전시회 같은 연극 .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등지에서 진행 중인 ‘2011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 출품된 공연작 이야기다. 올해에는 8개국 37개 단체 37개 작품이 대학로를 찾았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는 연극과 무용 혹은 장르를 선뜻 구분 짓기 어려운 복합장르의 향연이 펼쳐진다. 개막작인 독일 도키팍컴퍼니의 복합공연 ‘메갈로폴리스’가 호평을 받으며 막을 내린 가운데, 앞으로도 기대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서재형 예술감독이 “무엇을 보여주는가보다 어떻게 보여주는가를 봐달라”고 했을 만큼, 낯익은 작품도 새롭게 해석하는 실험성이 핵심이다.
◇볼 만한 공연=우선 3∼5일 공연되고 있는 아르메니아 예레반 스테이트 극단의 ‘갈매기’가 있다. 안톤 체홉의 사실주의 고전 ‘갈매기’를 여주인공 아르까지나의 모노극 형식으로 재해석한 작품.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무대에서 아르까지나의 질투와 사랑이 광기 섞인 연기로 펼쳐지는, 고전에 대한 독특한 패러디다.
14∼15일 공연되는 일본 마레비토시어터 컴퍼니의 연극 ‘히로시마-합천:두 도시를 둘러싼 전람회’도 눈길을 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폭 피해자들의 상흔을 담은 작품으로, 관객들이 객석에 앉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보고 싶은 대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16∼17일에는 호주 무용단체 서르카의 ‘녹턴’이 공연된다. 무용으로 분류돼 있으나 서커스를 표방한 작품. 연출가 야론 리프쉬츠는 ‘밤이 되면 낮 시간의 파괴적인 분석들은 사라지고, 진정으로 중요한 모든 것들이 온전히 살아난다’고 했던 생텍쥐페리의 문장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국내 출품작으로는 극단 숲의 ‘리어 왕’, 극단 춘추의 ‘토스카 인 서울’, 김선이프로젝트그룹의 복합장르 공연 ‘if’ 등이 눈길을 받고 있다. 상세한 공연 일정은 홈페이지(www.spa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