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재민 카드 사용 명세서’ 등 확보… 이국철 회장 10일 만에 재소환
입력 2011-10-03 21:51
검찰은 3일 이국철 SLS그룹 회장을 재소환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썼다는 SLS 해외 법인카드 사용 명세서와 차량 렌터카 비용 자료 등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증거물의 신빙성 여부를 검증한 뒤 신 전 차관을 어떤 형태로 조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3일에 이어 10일 만에 검찰에 출석하면서 신 전 차관에게 제공했다는 법인카드 사용명세서와 신 전 차관이 사용한 렌터카 비용 대납 자료,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일본 출장 중 접대했다는 SLS그룹 일본법인 지사장 권모씨의 연락처를 제출했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SLS그룹에 대한 기획수사 의혹을 입증한다는 공문과 산업은행 내부서류 등도 함께 냈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이 법인카드를 사용했는지를 가리기 위해 사용처인 면세점과 호텔 등에서 카드 전표를 구해 대조키로 했다. 또 금품 제공과 관련해 신 전 차관과 이 회장 사이에 직무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도 따져 볼 계획이다.
검찰로서는 금품수수 사실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입수되더라도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신 전 차관을 기소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다. 신 전 차관이 공무원 신분이었을 때 돈을 받았다면 형법상 뇌물수수죄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를 적용할 수 있지만 이 회장이 “대가를 바라고 지원을 한 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어 검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권재진 법무장관까지 ‘엄정한 수사’를 지시해 어떤 형태로든 신 전 차관에 대한 사실확인 조사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전 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직접 부를지, 서면으로 조사할지는 4일 이 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찰 수뇌부에서 논의한 뒤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 전 차관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이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건과 관련해 사실 확인 차원에서 이 회장의 진술을 들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일본 출장 때 SLS 관계자와 술자리에 동석한 강모씨를 최근 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박 전 차관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또 신 전 차관이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 명절 때 곽 위원장과 임 비서관에게 상품권을 전달하겠다며 비용 대납을 요구했다는 이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실제 전달 여부 등의 신빙성을 따져본 뒤 관련자 소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