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단단한 ‘유리 천장’… 대기업·공공기관 여성 비율 34%

입력 2011-10-03 18:17

500인 이상 사업장의 여성근로자 비율은 소폭 증가했지만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진입 장벽을 뜻하는 ‘유리 천장’은 좀처럼 깨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말 기준 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 등 사업장 154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고용비율은 34.87%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전년에 비해 0.75%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여성관리자의 비율은 16.09%로 전년보다 1% 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공공기관은 여성관리자 비율이 10.53%로 0.6%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성근로자 고용비율도 31.19%에 불과해 민간 부문보다 여성인력 채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부문의 여성 고용비율은 500∼999인 사업장이 34.87%, 1000인 이상 사업장은 36.42%를 기록했다.

또 1000인 이상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비율은 3.36%로 전년보다 오히려 0.19% 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1000인 이상 민간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 0.65% 포인트(6.65%→7.17%)높아진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500∼999인 사업장은 공공 부문(4.76%→5.19%)과 민간 부문(7.90%→8.37%) 모두 여성임원 비율이 상승했다. 규모가 큰 공공기관일수록 정치권에서 임명하는 ‘낙하산 인사’가 남성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부는 2006년부터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고용 대상자의 조건이 동일할 경우 여성에 우선권을 부여하도록 권고하는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2005년 말 1000인 이상 사업장 기준으로 여성근로자 고용비율은 30.7%였다. 고용부는 이번 조사에서 업종별 평균 여성 고용비율의 60%에 미달한 사업장 795곳에는 여성고용 목표 개선 계획 등을 수립하도록 할 방침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