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권 재건축 연한 규제 폐지 검토…” 나경원 ‘약자 속으로’ 행보
입력 2011-10-03 15:29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3일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후보 단일화 흥행몰이에 맞서 서울 민심을 밑바닥부터 훑는 ‘약자 속으로’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나 후보는 강남북 간 생활수준 격차 해소 방안 등 ‘체감형 친서민 정책’을 제시하며 집권여당 후보로서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나 후보는 오전 독산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과 만나 비강남권 지역의 재건축 연한 규제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70만명이 사는 노원구, 30만명의 도봉구는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주거이동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재건축 규제가 지속되면 향후 몇 년 동안 이들 지역 신규 아파트 공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건축 연한 규제는 폐지하고 주민들이 합의하면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강남권 노후 아파트는 내진 설계가 안된 곳이 많고, 주거환경 면에서도 지하주차장이 없고 수도배관에서는 녹물이 나오며 주민 커뮤니티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 후보 측이 검토하는 재건축 연한 규제 폐지 대상은 1985년부터 92년 사이에 준공된 비강남권 아파트 30만7680세대로 신규 주택 공급이 현저히 적은 자치구 소속 단지, 내진 설계가 안된 단지, 주민생활 불편이 큰 단지 등이다.
나 후보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지 생활지원 서비스 투자와 내 집 앞 생활 인프라 확충 방안 등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아파트 단지와 달리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은 방범 보안 생활지원이 취약한 게 문제”라며 “생활지원센터인 ‘햇빛센터’를 설치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햇빛센터는 시범적으로 10개를 만들어 운영하고 점차 확대해 연간 1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나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대 정문 앞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휴일을 맞아 산을 찾은 등산객들에게 인사한 뒤 인근 신림6동 재래시장을 방문해 서민물가를 점검했다. 이어 나 후보는 신림동에 위치한 한 택시회사를 찾아 기사들의 고충을 청취했다. 나 후보는 택시 기사들이 “버스 중앙차로를 이용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자 “심야시간대 택시의 버스 중앙차로 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오후 여의도 국회 둔치 운동장에서 열린 ‘쪽방촌 가을 운동회’에도 참석했다. 영등포 남대문 용산 동대문 종로 등 5개 지역 1000여명의 쪽방촌 주민이 참석한 행사에서 나 후보는 “없는 사람을 위한 시정을 해 달라” “서민을 살리는 정치를 해 달라”는 주민들의 주문에 “꼭 그렇게 하겠다. 약속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한편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나 후보는 “가치를 무시하는 인위적 후보 단일화는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