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우리 경제, 자신감 가질 만큼 튼튼”
입력 2011-10-03 18:43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라디오 연설에서 경제위기를 진단하며 “우리 경제는 국민들이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큼 튼튼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는 심리가 매우 중요하고, 이번 위기는 신뢰의 위기라고도 한다”며 “지나친 위기감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하되 냉정한 현실인식과 균형감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국내외 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해진 뒤로 이 대통령이 본격적인 경제 진단을 내놓기는 처음이다. 요지는 “해외 여건이 나쁘지만 국내 상황은 비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연설은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를 제시하는 데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치(98%)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재정건전성은 세계에서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보유액은 (2008년 경제위기를 겪었던) 3년 전보다 20% 넘게 증가한 3000억 달러 이상이고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예방하는 여러 조치로 외환 건전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런 발언에는 심리적 동요로 위기가 증폭되는 상황부터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위기 조짐이 보일 때마다 “경제는 심리”라며 불안감 해소에 주력해왔다. 다시 ‘심리’와 ‘기초 체력’을 강조한 것은 측근 비리로 흔들렸던 국정의 초점을 경제위기 극복에 맞춰 본격 행보에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숱한 경제위기를 헤쳐 온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위기극복 국가”라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