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도 ‘오존 구멍’… 美 캘리포니아주 5배 크기 지난 겨울 이상저온 여파
입력 2011-10-03 18:25
올해 초 북극 상공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5배 크기의 ‘오존 구멍(Ozone Hole)’이 형성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극에서 남극에 비견되는 오존 구멍이 형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 등 9개국 공동연구팀은 2일(현지시간) 과학학술잡지 네이처에 기고한 연구 논문을 통해 “북극에서 사상 처음으로 ‘오존 구멍’이란 말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오존층 감소가 일어났던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오존 구멍은 남극에서 매년 10월쯤 성층권의 오존 농도가 평상시의 절반 정도로 급감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었다. 북극에서도 해마다 일정 정도의 오존층 감소는 관찰돼 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북극 성층권에서는 80% 이상의 오존층이 파괴됐다. 이에 따라 오존 구멍은 지난 3월부터 4월 사이에 약 27일간 존재했던 것으로 관측됐다.
이처럼 유례없이 오존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는 이상 저온 현상 때문이다. 남극보다 기온이 높은 북극 성층권에서는 오존을 파괴하는 화학 물질이 잘 형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겨울에는 이상 저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산화염소 등의 오존층 파괴 물질이 형성됐던 것. 또 북극 성층권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극 소용돌이가 매우 낮은 온도에서 형성되면서 오존층을 크게 파괴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이 오존 구멍이 한때 동유럽과 러시아, 몽골로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은 일시적으로 강한 자외선에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극 소용돌이가 계속 이동하다 소멸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의 건강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