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어린이 비염’ 2주이상 콜록콜록 거리면 의심… 온도·습도 관리 중요
입력 2011-10-03 17:35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부는 환절기가 찾아왔다.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아이가 콧물을 훌쩍이지 않을까, 비염에 걸렸다가 오래 가면 어쩌나’하는 생각으로 부모님의 걱정이 더욱 많아지는 시기가 온 것이다. 아이가 계속 코를 훌쩍거린다거나 코막힘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의 걱정도 커지기 마련이다. 콧물이 나는 것도 아닌데 답답하다고 짜증을 내는 아이, 콧물이 줄줄 흘러 칭얼거리는 아이 등 그 증상도 다양해 부모님들의 고통은 이중 삼중이다. 환절기 반갑지 않은 손님, 비염을 고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김정열 강남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우리 아이 비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2주 이상 계속되는 코감기라면 비염 의심= 환절기에는 일교차 때문에 호흡기질환이 유행처럼 번지기 마련이다. 특히 환절기에 호흡기(코)가 잘 적응하지 못하면 비염 증상이 심해진다. 더구나 감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비염을 달고 사는 경우도 많아진다. 특히 아이 비염은 콧물이 나는 것도 아닌데 답답해하며 짜증이 늘거나 콧물이 줄줄 흘러 화장지를 옆에 두고 자주 풀면서 칭얼거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수업에 필요한 집중력 역시 현저히 떨어질 우려가 있다. 2주 이상 콧물, 코막힘 등 코감기가 계속된다면 아이의 건강과 집중력을 위해 비염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다양한 비염 증상, 콧물 유무 따라 달라= 비염은 증상에 따라 ‘콧물이 마르는 비염’과 ‘콧물이 나는 비염’으로 나눌 수 있다. ‘콧물이 마르는 비염’은 밤에 잠들기 어려울 정도로 콧속이 바짝 마르거나 코딱지가 많이 생긴다.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폐나 코 점막이 열에 의해 건조해지면서 나타날 수 있다. 마른 코 점막이 가을철 높은 일교차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콧속이 붓는 등 증상이 심해진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일컫는 ‘콧물이 나는 비염’은 기온이 낮은 아침에 심하게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을 줄줄 흘리는 경우가 많다. 찬 공기의 흡입이나 찬 음식의 섭취로 폐가 차가워지면서 많이 나타난다. 이런 아이는 평소 속이 차고 양기가 부족한 소음인일 확률이 높고 소화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한다.
이 밖에도 숨을 그르렁거리며 쉬지만 콧물은 흐르지 않는 경우,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 가래가 많이 생기는 경우, 코피를 자주 흘리는 경우도 있다. 또 입을 벌리고 코를 골면서 자기도 하고 낮에는 멀쩡하다가 아침이나 자기 전에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기침을 하고 심할 때는 토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비염이 공부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숙면을 막아 성장부진까지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 입을 벌린 상태로 숨을 쉬다 보면 그것이 버릇으로 굳어져 얼굴형까지 바뀔 수 있다. 따라서 부모가 알레르기 체질이고 아이에게 비염 증상이 보인다 싶으면 빨리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비염 치료는 습도·온도 관리 중요= 아이에게 비염이 있다면 환절기엔 특히 생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료가 더디고 재발하기 쉽다. 아이가 비염으로 콧물이 생기는 원리는 추운 겨울에 창에 서리가 끼는 것과 같다. 아이들은 계속 덥다고 하는데 등 부위가 차가운 상태라면 아이의 뜨거운 열과 습기가 등으로 맺혀서 콧물이 되는 것으로 콧물이 보이면 등 부위를 따뜻하게 해줘야 콧물이 줄어든다.
이 밖에도 콧물이 마르는 비염이라면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주 물을 마시게 해서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고 가습기나 빨래 등으로 입이나 코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마른 코딱지가 많이 생기면 콧속에 식염수를 약간 흘려 넣고 부드럽게 만들어 면봉으로 제거한다.
콧물이 마르는 비염과 나는 비염 모두 적당히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이 폐 기운을 맑게 하고 폐가 튼튼해지도록 돕는데 폐기능 강화에는 목덜미와 등 부위를 가볍게 마사지 해주는 것도 좋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에 한 번 이상, 이른 아침이나 밤에 20∼30분 정도 환기를 시켜 집안에 쌓인 먼지가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하고 잠잘 때 머리를 창가 쪽으로 두면 기침과 코 막힘이 심해지는 만큼 피해야 한다. 족욕으로 발을 따뜻하게 하면 혈액순환을 도울 뿐 아니라 코의 부기도 가라앉힐 수 있다. <도움말:김정열 강남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박주호 쿠키건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