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오늘 재소환… “신재민 증거 제출”
입력 2011-10-02 21:26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현 정권 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3일 검찰에 재소환돼 관련 증거를 제출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증거물에 대한 이 회장 진술을 더 들은 뒤 신 전 차관 등의 검찰 소환 여부와 조사 방식 등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일 서울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전 차관이 2008년 6월부터 2009년 9월까지 SLS그룹 해외 법인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한 내역을 3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 법인카드는 SLS그룹이 해외에서 발급받아 국내에서 사용했다. 이 회장이 공개한 사용내역서에는 ‘신라면세점 515.29달러’ ‘롯데호텔 제주 672.82달러’ 등 카드 사용액수와 장소가 정리돼 있다. 총 사용액은 12만7374달러(1억2100여만원)다. 이 회장은 이 금액을 신 전 차관이 모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신 전 차관이 이 카드를 사용하고 직접 사인한 개별 영수증은 검찰이 가맹점에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신 전 차관에게 제공했다는 SUV 차량 관련 서류도 검찰에 낼 계획이다. 그러나 신 전 차관이 청와대 인사 2명에게 주겠다며 가져갔다는 백화점 상품권은 청와대 인사들에게 실제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검찰은 이에 대한 추가 확인 작업을 거칠 방침이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의 경우 금품을 받았더라도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무조건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 만큼 신 전 차관을 소환 조사하지 않고 서면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09년 국무총리실 차장이었던 박 전 차관이 SLS그룹 일본 현지법인 관계자로부터 400만~500만원가량의 접대를 받았음을 입증할 일본 현지 카드 영수증도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회장은 당시 박 전 차관이 SLS 관계자와 일본에서 함께 찍었다는 사진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은 권재진 법무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SLS그룹 수사를 사실상 기획 총괄했다고 주장했다. 권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SLS그룹 수사는 내가 민정수석으로 오기 전에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의 이 회장 재소환 조사 결과는 이번 사건의 파장이 현 정부 인사 누구에까지 미칠지 가닥이 잡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