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강 르네상스 전시성… 전면 재검토”

입력 2011-10-02 15:22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한강 르네상스’ 등 오세훈 전 시장을 상징하는 사업 일부를 ‘전시성 사업’이라고 표현했다. 오 전 시장과의 차별화를 통해 ‘오세훈 아바타’라는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나 후보는 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6년부터 2010년까지 7조8931억원 증가한 서울시 부채를 절반 이상 갚겠다”며 “전시성 사업은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나 후보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도 일부 전시성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완료되지 않은 부분은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경인 아라뱃길 사업의 경우 수상호텔을 짓는 건 재정 형편상 맞지 않기 때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5개 권역에 조성될 ‘어르신 행복타운’에 대해서는 “소규모로 짓는 게 맞는다. 1개만 일단 시범으로 운영하겠다”고 했고, ‘세빛둥둥섬’에 대해선 “이미 행해진 전시사업”이라며 “앞으로 공공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 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컨대 연 2200억원 수준인 지하철 무임승차 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예산편성 단계부터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예산배심원제도’를 제안했다.

앞서 그는 마포 한 식당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만나 “서울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선 경기도와의 칸막이를 걷어내야 한다. 지하철 주거환경 등에서 협력한다면 서울과 경기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5일쯤 확정되는 한나라당 복지당론이 박근혜 전 대표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복지당론이 결정된 후 나 후보가 지원을 요청하면 박 전 대표가 이에 응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원 유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거대책위원회도 비슷한 시기에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나 후보는 “규모는 중요하지 않고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가) 하나되는 선대위가 꾸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