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규 침묵… 김두우로 끝나나
입력 2011-10-02 18:45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71)씨의 ‘침묵’을 깰 결정적 카드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박씨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실토 이후 다른 로비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로비자금 17억원을 받았다가 2억원을 돌려줬다. 박씨 은행 대여금고, 자택 베란다 등에서는 현금 다발이 6억원 정도 발견됐다. 김 전 수석에게는 1억여원을 건넸고, ‘떡값’이나 식사대접비 등 일상 교제비로 3억원이 들어갔다는 게 박씨 주장이다. 그는 생활비, 품위유지비 등 개인적으로도 2억∼3억원을 썼다고 진술하고 있다. 나머지 2억∼3억원이 추가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공산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돈 사용처를 일일이 확인해 나가면서 틈새를 집중 추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의 운전기사를 했던 김모씨를 최근 2, 3차례 불러 박씨의 행적과 접촉했던 인물 등을 캐물었다. 그러나 김씨도 ‘누구누구와 어디서 자주 만났다’는 수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호 금융감독원 부원장에게 금품이 건네진 정황도 포착됐지만, 대가성과 관련해 박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소환시기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안에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로비수사가 박씨의 문어발 인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박태규 리스트’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국민이나 정치권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게 검찰 고민이다. 검찰은 일단 4일 열리는 대검 국정감사에 전력한 뒤 수사상황을 재점검하고 막판 스퍼트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