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세계 최초 ‘비만세’ 도입… 피자·버터·육류 등에 적용
입력 2011-10-02 18:38
덴마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만세(fat tax)’를 도입했다. 이는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덴마크 정부가 기름기 많은 음식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그동안 탄산음료 등에 정크푸드세를 물리거나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사먹는 소비자에게 세금을 떠안기는 경우는 있었지만 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품에 대해 비만세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에서는 1일(현지시간)부터 2.3% 이상의 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제품에 대해 포화지방 1㎏당 16크로네(약 3400원)의 세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비만세는 버터와 우유에서부터 피자, 식용유, 육류, 조리식품까지 포화지방을 함유한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덴마크에서는 새 정책 시행 1주일 전부터 식료품 사재기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수도 코펜하겐의 한 슈퍼마켓 주인은 “가게 진열장이 텅 비었다”며 “사람들이 집 냉장고에 음식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계에서는 비만세를 “관료주의가 빚은 악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덴마크 중소기업연맹의 법률 전문가는 자국 내 생산자들은 포화지방이 사용된 식료품에 모두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수입업자들은 완제품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게 돼 있어 수입품이 국내 제품보다 더 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에서는 비만세를 도입한 우파 정부가 지난달 총선에서 패하고 좌파 정부로 교체됐기 때문에 이 세금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