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현대음악, 난해하거나 어렵지만은 않아요”
입력 2011-10-02 10:26
“현대음악이 꼭 어렵거나 난해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이해하기 어려웠다면 또 그 감상이 맞는 거고요. 이해하지 못했다고 ‘내가 모자란 사람인가’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Ars-Nova, 새로운 예술)’ 연주회를 앞둔 진은숙(50·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를 30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2004년 ‘음악계의 노벨상’ 격인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그이지만, 국내에선 외려 ‘미학자 진중권의 누나’로 더 유명하다.
‘아르스 노바’ 시리즈는 2006년부터 시작된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연주 프로그램. 현대음악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의 청중들에게 동시대 작곡가를 1년에 두 차례 정기적으로 소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음악회는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각각 열릴 예정.
“이번 프로그램은 현대음악이긴 하지만 제가 보기에 전혀 난해하거나 어렵지는 않아요. 대중들도 충분히 좋아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Fairytale(옛날이야기)’이라는 주제로 묶인 이번 음악회의 레퍼토리는 올리버 너센의 ‘불꽃놀이 팡파르’, 파스칼 뒤사팽의 오케스트라 협주곡 1번 ‘롱 아일랜드의 아침’,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의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꽃과 노래 우화’, 볼프강 림의 ‘폴’, 이바 페델레의 ‘소프라노와 앙상블을 위한 마야’ 등이다. 국내 작곡가 백병동의 ‘실내협주곡 2번’도 연주된다. 2회에 걸친 연주회 9곡 중 한 곡을 제외하곤 모두 국내 초연 혹은 아시아 초연작이다.
“처음 이 시리즈를 시작했을 때에 비해 관객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사실 외국에서도 현대음악 연주회에 관객들이 많이 찾아오진 않거든요. 500명 정도만 오면 성공이라고들 해요.” 동석했던 서울시향 관계자는 “‘아르스 노바’ 시리즈를 찾는 관객은 약 1000명 정도 된다”며 “매진은 아니더라도 놀라운 수치”라고 말했다.
“관객들이 많이 오는 것보다도, 왔던 관객들이 또 왔으면 좋겠어요.” 그는 공연 전 40분 간 청중들에게 음악해설을 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