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2012년 올림픽 티켓 획득후 국내팬 처음 만나는 체전 가장 기억에 남을거 같아”

입력 2011-10-02 18:57


“올해 전국체육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제가 목표한 것을 이루고 나가는 것이라 그런지 가슴 뭉클합니다.”

6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개막식을 올리는 제 92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를 앞두고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가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끝난 세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후 처음으로 국내 팬들과 만나는 손연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체전 무대를 밟는다.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지난 6월 갈라쇼 이후 처음이다. 체전을 사흘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손연재와 인터뷰했다.

“지난해부터 국제대회 출전이나 해외 전지훈련으로 국내대회에 자주 참가할 수 없어 한국에서 경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나를 알아봐주시는 분들 앞에서 경기를 하려니 떨리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2005년 전국소년체전 리듬체조 여자 초등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 받은 손연재는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지난 대회에서는 네 종목 합계 100.900점을 기록하며 첫 출전 대회에서 고등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듬체조에서 신수지(21·세종대)에 이어 주목을 받은 손연재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올해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량 향상은 기록 향상으로 이어져 올해 월드컵시리즈 개인종합 12∼13위를 유지하다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월드컵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이후 여세를 몰아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결선에서 11위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런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32위에 오르며 결선 진출에 실패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손연재는 올해 실력 향상의 이유로 러시아에서의 훈련을 꼽아왔다.

“러시아 전지훈련에 혼자 다녀왔던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타국에 홀로 있는 느낌 때문에 외롭기도 했지만 적응을 했고, 러시아 코치들로부터 ‘러시아 체질이냐’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적응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어린 손연재에게 장기간의 외국 생활은 쉽게 극복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긍정적인 자세와 인내력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평소 가슴에 새기는 글귀도 “목표를 뚜렷이 하면 다 이룰 수 있다”일 정도로 긍정의 힘을 믿는 편이다.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부정적으로 보다 보면 잘 되던 것도 문제로 생각돼요. 그리고 모든 일이 해결될 때까지 꾹 참아요. 그때그때 화를 내거나 힘든 것을 표현하면 주위 사람들이 걱정하고 저도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든요.”

세계 정상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손연재의 롤 모델은 현재 세계랭킹 1위 예브게니아 카나에바(21·러시아)와 은퇴 선수인 안나 베소노바(27·우크라이나)이다.

“카나에바 선수랑은 러시아에 있을 때 같이 훈련하기도 했었는데 이번 대회 기간 중에 마주쳐도 ‘우리 점수 이야기는 하지 말자. 일단 경기에 집중하자’라는 말을 했어요. 그 말을 듣고 세계 1위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베소노바 선수는 아름다운 동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인데 표현력을 배우고 싶어요.”

런던 올림픽 ‘톱10’이 목표라고 밝힌 손연재는 장기적으로는 국제대회 메달 입상을 꿈꾸고 있다. 또 런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높은 난도의 동작을 연습하고, 동작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 중 조그만 실수도 감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표현력에도 집중해서 심판들과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기도 해요.”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