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이 낳은 스타는 누가 있나
입력 2011-10-02 17:22
올해로 92회째를 맞는 전국체육대회의 모태는 다름 아닌 야구대회였다. 1920년 7월 조선체육회가 창설된 후 같은 해 11월 배재고보 운동장에서 열린 제 1회 전 조선야구대회를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종합대회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34년 전 조선종합경기대회부터다. 이후 몇 차례 대회가 개최됐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한동안 대회가 개최되지 못하다 1945년 대회가 재개된다. 6·25가 발발한 195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9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그간 대회를 거쳐 간 스포츠 스타들 역시 즐비하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 중에 전국체전 무대를 거치지 않은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전국체전은 스타들의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전국체전이 낳은 스타로는 역도의 김태현을 꼽을 수 있다. 남자 역도 105㎏ 이상급에 출전했던 김태현은 1988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16년 연속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관왕에 오른 것만도 11차례나 되는 김태현은 전국체전에서 45개의 금메달을 휩쓸어 ‘전국체전의 전설’로 남아있다.
같은 역도 종목에서 세계를 제패한 장미란(아래 사진), ‘마린 보이’ 박태환(위 사진)도 전국체전을 통해 두각을 나타냈다. 장미란은 원주공고에 재학 중이던 2000년 제 81회 전국체전에 참가해 용상 부문 한국 타이 기록(137.5㎏)을 수립하며 3관왕에 올라 한국 역도의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박태환 역시 경기고 재학시절이던 2005년 제 86회 전국체전에 출전, 남자 400m에서 한국 기록을 3분50초16으로 앞당기며 대회 4관왕에 올라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도 전국체전이 배출한 스타 중 한 명이다. 박지성은 1998년 제 79회 전국체전에서 수원공고 소속으로 출전해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의 우승으로 명지대에 진학할 수 있게 된 박지성은 제 92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전국체전은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대회였다”는 성공 기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는 2009년 제 90회 전국체전을 20년 선수 생활 마지막 무대로 삼으며 전국체전을 빛냈다.
이번 대회에도 리듬체조의 손연재를 비롯해 내년 런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할 정상급 기량의 선수들이 다수 참가할 예정이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활약했던 김국영, 여호수아, 김덕현 등을 비롯해 장미란, 정다래(수영) 등의 스타들이 국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