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대 성폭력 처벌 수위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11-10-02 17:45
10대 청소년들의 성폭력 사건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집계한 ‘최근 5년간 서울지역 성폭력 가해자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14∼19세 가해자는 2007년 475명이던 것이 지난해 729명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늘어나는 10대 성폭력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이나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니 10대 성폭력이 계속 늘 수밖에 없다. 이래서는 안 된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성폭행 등 성폭력이 피해자의 ‘영혼을 파괴하는’ 중범죄임에도 10대들의 성폭력을 단지 청소년 비행 또는 일탈행위 정도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를테면 올 초 대전지방법원은 지적 장애 여중생을 수시로 불러내 성폭행한 고교생 16명 전원을 가정지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실형 대신 보호처분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철없는’ 10대 청소년들이라고 해도 정상인도 아닌 지적 장애인을 상대로 저지른 이런 질 나쁜 범죄를 단순한 일탈행위로 여겨 그 같은 솜방망이 대응을 하는 게 과연 옳은가.
물론 10대는 아직 나이가 어려 성인에 비해 판단력이 떨어지고, 또 ‘개과천선’할 여지가 많은 만큼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선도 차원의 온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실제로 엄벌만이 능사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10대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대한 죄의식과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따른 책임감을 결여한 상습 성폭행범이나 사이코패스로 전락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10대들의 성폭력 증가 추세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10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충동적인 탈선이나 유해환경 노출을 미리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인성교육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장기적인 과제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10대 청소년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게끔 처벌수위를 높이는 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