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 62주년 ‘궈칭제’ 중국, 아직도 넘어야 할 산 많다

입력 2011-09-30 18:58


중국 건국기념일인 궈칭제(國慶節)를 하루 앞둔 30일 낮 베이징 천안문(天安門) 광장.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밝은 표정이었으나 곳곳에 배치된 공안들은 하나같이 굳은 얼굴이었다.

천안문 부근 인도에서는 공안들이 임의로 행인들의 소지품을 검사했고, 천안문에서 광장으로 건너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지하도에는 X선 투시기가 등장했다.

광장 주변에서는 오성홍기(五星紅旗)가 물결을 이뤘다. 광장 한가운데 새로 세워진 대형 홍등(紅燈) 앞에는 ‘축복 조국(祝福 祖國)’이라고 쓴 대형 글자판이 세워져 있었다. 시골 출신 관광객들은 천안문 성루(城樓)에 한 번 올라가 보는 데 필요한 표(어른 15위안, 한화 2700원 상당)를 사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외친 바로 그곳이다.

신문들은 이날 ‘하늘 궁전을 열다(打開 天宮)’라는 제목을 달아 톈궁 1호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가 하면 기념식 당일 천안문 광장 주변 교통통제 상황을 그래픽까지 그려가며 자세하게 안내하기도 했다.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황진저우(黃金週·황금주간)’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3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공안부의 예상도 눈에 띄는 뉴스였다. 이에 따라 호텔 숙박비, 항공료가 오르고 관광상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있는 사람들’ 얘기다. 궈칭제라고 식료품 가격까지 덩달아 올라 ‘라오바이싱(老百姓·일반 국민들)’은 불만이 적지 않다. 중추절 이후 주춤했던 채소와 돼지고기, 수산물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오후 5시에는 광장 바로 옆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각국 외교사절을 초대해 궈칭제를 기념하는 리셉션을 열었다.

리셉션장에서는 톈궁 1호도 당연히 화제에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매입한 미 국채는 지난 7월 말 현재 1조1735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80억 달러나 증가했다. 일본을 따돌리고 G2로 올라선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유럽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9%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는 게 궈칭제를 바라보는 베이징 주재 외신들의 반응이다. 여전히 ‘마오 주시(毛 主席)’를 숭배하며 길게 줄을 서는 라오바이싱이 있지만 부(富)를 챙겨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로 떠나는 계층도 있다.

건국 62주년을 맞는 중국으로선 빈부격차만큼 무겁게 느껴야 할 게 또 있다. 외신들은 한결같이 G2에 걸맞은 책임감을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글·사진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