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5·24조치로 개성공단 큰 어려움… 대북원칙, 유연한 상호주의 돼야”
입력 2011-10-01 00:37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30일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한 직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정부 대북원칙이 유연한 상호주의로 전환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개성공단 사업은 경제공동체로 남북이 갈 수 있는 중요한 일이자, 평화공동체로 가는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에 5·24 조치 중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좀 더 탄력적이고 유연성 있게 대처하도록 정부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첫 방북한 홍 대표가 지난해 천안함 폭침 대응 조치로 정부가 천명한 5·24 조치의 수정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북정책에 변화를 줘 경색된 남북관계가 풀릴지 주목된다. 홍 대표는 추가 방북도 예고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서울과 개성공단 사이에 도로가 열악해 도로보수에 대한 (입주 기업 등의) 요청이 있어 정부에 요청하고, 5·24 조치로 인해 자금 압박 등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있어 사업이 차질없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북한 당국자와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기회가 있으면 정치적 방문도 고려할 수 있다”며 “개성공단 문제에서 출발해 북한의 성의 있는,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홍 대표와 북측에 상호 접촉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정부 고위 인사가 홍 대표에게 ‘이번 방북이 5·24 조치의 폐기나 남북관계 대전환 등으로 확대돼서는 곤란하다’는 우려를 사전에 전달했고, 북측에도 ‘북측의 행동이 자칫 정부 당국을 곤란하게 할 수 있다’며 홍 대표 일행과 접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오전 9시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개성공단으로 들어갔으며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현황 브리핑을 듣고 기반 시설을 시찰했다. 이어 입주기업들의 고충과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방문에는 김기현 대변인, 이범래 대표비서실장과 당직자, 통일부 관계자 등 10여명이 동행했다.
도라산=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