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저격수로 나선 강용석 왜?

입력 2011-09-30 15:08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민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강 의원은 30일 박 변호사의 아름다운재단이 교보생명으로부터 거액을 기부 받았다며 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아름다운재단은 2003년부터 7년간 교보생명에서 기부금 47억669만원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교보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의 상장차익 배분 문제 등을 제기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참여연대가 대기업을 공격하고 이들 기업이 아름다운재단에 거액을 기부하는 패턴이 지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 측은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라고 반박했다. 또 “강 의원 장모(홍명희 금강장학회 이사장)가 아름다운가게 공동 창립자이고 강 의원이 하버드 로스쿨로 유학 갈 때 추천서도 박 변호사가 써준 사이였다”고 난감해하고 있다. 실제 박 변호사와 강 의원은 경기고·서울대 법대 선후배로 가까운 관계다. 박 변호사가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활동할 당시 강 의원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집행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장모인 홍 이사장은 강 의원이 박 변호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자료를 내자 전화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강 의원이 성희롱 파문 때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미안함 때문에 경쟁자인 박 변호사를 공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 의원 측은 “순수한 후보 검증일 뿐 정치적이나 개인적인 이해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