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햇님론’으로 정면돌파… 정책 선거로 승부수

입력 2011-09-30 15:08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당 안팎의 각종 난관 돌파를 위해 ‘햇님론’을 꺼내들었다. 나 후보는 30일 BBS 라디오에 출연, “박원순 후보는 훌륭하지만 ‘안철수 바람’을 등에 업은 후보”라며 “우화에 보면 햇님과 바람이 내기를 해서 결국 햇님이 이기는데, 햇님처럼 따뜻한 정책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각종 의혹 제기에 흔들리지 않고 서민 공감을 얻는 정책 행보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지난 23일 출마 선언 이후 갖가지 구설에 휘말리며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지난 26일 서울 후암동 장애인 시설에서 목욕 봉사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10대 중증장애인의 알몸이 언론 카메라에 노출된 것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또 초선 의원 시절 ‘자위대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도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의혹이라는 말로 무책임하게 얘기를 하고 그것을 다시 언론에 확대 재생산하는 방법으로 야권이 총공세를 하고 있지만 나는 끝까지 정책선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오전에 노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서울 고덕동 서울시립 서울종합직업학교를 방문해 꿋꿋이 행보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나 후보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 여부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가 지원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선(先) 복지당론’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론 결정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께서 아마 적절한 시기에 강력한 지원이 있으리라고 본다”면서 “그 전에 당내 복지 TF팀이 곧 당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7일 전에 복지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은 현재 친이명박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나 후보 측 선거 캠프에 친박계를 참여시켜 ‘초계파 선대위체제’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특히 6선의 홍사덕 의원 등 친박계 중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