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후보 단일화 TV토론회… 아킬레스건 건드리기 등 1시간 30분간 치열한 공방

입력 2011-09-30 15:08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들은 단일화 경선 방식 중 하나로 30일 실시된 TV토론회에서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등 1시간30분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시민후보인 박원순 변호사가 시민운동을 하면서 재벌로부터 기부를 받은 일이 제일 먼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제가 재벌 개혁을 부르짖고 다닐 때 박 변호사는 재벌 후원을 받으면서 ‘고맙다 고맙다’ 하고 다녔다”며 “론스타로부터도 많은 지원을 받아 충격적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야권은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던 상황에 박 변호사는 이 대통령을 아름다운재단의 명예고문으로 추대하면서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칭송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도 “박 변호사가 재벌한테 장물 같은 돈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단전·단수 가구를 지원하는 일을 했다”며 “민주당 혼자 탄압받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나도 현 정부 들어 탄압받았다”고 맞받아쳤다. 또 “시정을 하려면 포용력이 있어야 하는데 선의로 기부 받아 좋은 일 한 것을 그렇게 비판하면 되느냐. 그게 (박 후보가 내건) ‘엄마서울’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박 후보는 “재벌이 선의로만 하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안철수 돌풍’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서도 격론이 이어졌다. 박 후보는 “5%이던 박 변호사 지지율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불출마 선언으로 열 배 뛰어올랐는데 ‘박원순 풍선’이라는 말이 있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안 원장이 저를 참 많이 도와줬는데 선의를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며 “남 비판만 하지 말고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고 대꾸했다.

박 후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박 변호사가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탄핵 당했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 철학과 맞지 않는 후보”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그런 인터뷰 한 적 없다. 철학 철학 하는데 마치 단일화돼도 민주당은 나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대응했다.

박 변호사는 또 자신이 과거 보안사 출신 단체장의 지원유세를 벌였다는 박 후보 지적에 “보안사 출신은 좋은 구청장이 되지 말란 법 있냐. 지엽말단의 문제로 전체 삶을 평가하지 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박 후보가 “시정을 하려면 정당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하자 “요즘은 지자체와 기업, 시민사회가 협치를 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버스 전철 수도요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자”고 제안, 나머지 두 후보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

손병호 김원철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