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때 이스라엘 첩보요원들의 영웅담과 숨겨진 비밀… 10월 6일 개봉 액션영화 ‘언피니시드’

입력 2011-09-30 17:38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미묘한 삼각 러브 라인, 현재와 과거를 엮어 절묘하게 절정으로 치달아가는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정상급 연기파 배우와 감독, 세계 최고 수준의 제작진….

6일 개봉되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 ‘언피니시드’(원제: The Debt)는 이런 요건을 두루 갖춘 영화라 할 수 있다.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등 7개 부문을 휩쓴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를 연출한 존 매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전쟁 후 숨어 지내던 나치 전범을 제거해 영웅이 된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의 이야기다.

1965년 모사드 최정예 요원인 레이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생체실험에다 유대인 대량 학살에 앞장섰던 나치 전범 보겔 박사를 납치해 이스라엘로 데려오라는 임무를 띠고 동베를린으로 특파된다. 레이첼은 작전팀장 스테판과 또 다른 요원 데이빗과 만나 팀을 이룬다. 작전을 펼치던 중 레이첼은 데이빗에게 연정을 느끼지만 외면당하고 상심에 빠져 원치 않던 스테판과 잠자리를 함께 한다.

한편 이들은 산부인과 의사로 변신해 숨어 살던 보겔을 납치하는 데 성공하지만 국경을 넘기 직전 발각돼 발길을 돌린다. 보겔을 끌고 다시 비밀 아지트로 숨어들어 다음 기회를 노리지만 상황은 꼬여만 가고 이들은 훗날 큰 후환이 될 비밀을 만들게 된다.

영화는 이로부터 30여년이 흐른 1996년, 레이첼의 딸 수잔의 출판기념회에서 시작한다. 수잔은 동베를린에서 스테판과 맺어진 관계에서 태어났다. 수잔이 펴낸 책은 레이첼의 영웅담을 담고 있다. 보겔을 이스라엘 법정에 세우지는 못했지만 제거하는 데는 성공한 동베를린 작전을 그리고 있다.

노년이 된 레이첼이 수잔의 요청에 따라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화면은 자연스럽게 30년 전 동베를린의 작전현장으로 넘어간다. 영화는 주인공들의 회상을 매개로 현재와 과거가 이어지며 시종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후반부엔 30년을 숨겨온 비밀의 실체가 드러나고 레이첼은 파국을 막기 위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러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떠난다.

잘 짜여진 스토리가 주는 몰입감과 마지막 반전의 묘미도 즐겁지만 모사드 요원들의 젊은 시절과 노년을 따로 맡은 배우들의 연기대결도 볼만하다. 레이첼의 젊은 시절은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브래드 피트의 아내 역할로 호평을 받은 신예 스타 제시카 차스타인이, 노년의 레이첼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연기한 ‘더 퀸’(2006)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국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헬렌 미렌이 맡았다.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 ‘아바타’를 통해 최고 액션스타로 급부상한 샘 워싱턴이 젊은 데이빗으로 존재감을 보여준다. 15세 이상 관람가.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