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주정거장 꿈 첫발 내디뎠다…톈궁 1호 정상궤도 진입
입력 2011-09-30 01:38
중국이 마침내 우주정거장 프로그램을 위한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우주정거장(소형 우주실험실) 톈궁(天宮) 1호는 29일 오후 9시16분 정각(현지시간)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우주센터를 떠난 뒤 9시32분쯤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이에 앞서 오후 9시25분50초에는 톈궁 1호와 운반로켓 창정(長征) 2호F가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베이징 우주비행통제센터(北京航天飛行控制中心)는 톈궁 1호 발사 뒤 22분 지난 오후 9시38분쯤 ‘톈궁 1호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은 2003년 10월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 2007년 10월 첫 달 탐사위성 창어 1호 발사 성공에 이어 우주 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주취안 우주센터에서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허궈창(河國强) 정치국 상무위원이 직접 발사 전 과정을 지켜봤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비롯해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위원장,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등 나머지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베이징 우주비행통제센터에서 톈궁 1호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 때까지 숨을 죽였다.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산둥(山東)성 일대에서는 이날 밤 톈궁 1호가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관측됐다.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낮 거의 하루 종일 톈궁 1호 발사 준비 상황을 알리는 등 다음 달 1일로 다가온 궈칭제(國慶節·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일)를 앞두고 국민적인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모습이었다. CCTV는 이날 오후 7시55분부터 주취안 우주센터에서 현장 중계를 시작했다.
톈궁 1호 발사까지는 수많은 난제를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우선 각종 부품의 품질을 거듭 확인해야 했고 다음으로는 지상에서 선저우 8호와 도킹하는 연습을 계속해야 했다. 이를 통해 도킹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00여 가지 종류의 사고에 대비했다.
중국은 톈궁 1호 발사를 통해 지구에서 300~400㎞ 떨어진 고도에서 총알보다 10배 빠른 초속 8㎞로 도는 우주정거장을 우주선(선저우 8,9,10호)과 도킹시키는 고난도 기술을 우선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도킹에 성공하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도킹 기술을 갖춘 세 번째 국가가 된다. 이 같은 수준에 도달하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우주정거장 모듈을 발사해 2020년 미국, 러시아에 이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20년 전부터 유인 우주개발을 3단계로 나눠 진행해 왔다. 1992년 9월 2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당시 장쩌민(江澤民) 총서기가 참여한 회의에서 △우주인을 우주로 보냈다가 귀환시키는 단계 △우주 공간에서 도킹 및 우주인 중·단기 체류가 가능한 단계 △우주 장기 체류가 가능한 단계로 나뉜 ‘3단계 계획안’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회의 개최일을 기념해 ‘921공정(工程)’이라고 불린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