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노인영화제 개막… 실무총괄 백금자 사무국장 “세대 통합, 축제의 場이 펼쳐집니다”

입력 2011-09-29 18:51


“영상 문화에서 소외돼 온 노인들에게 영화 창작 기회를 주고, 젊은 감독들에게는 노인과 노인 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영화제입니다.”

30일 개막해 ‘노인의 날’인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제4회 서울노인영화제의 실무를 총괄하는 백금자(41·사진) 사무국장 겸 프로그래머는 28일 이 영화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2008년 첫발을 디딘 서울노인영화제는 노인들이 직접 제작했거나 젊은 감독들이 노인을 주제로 만든 단편영화를 공모해 상영하고 수상작을 선정한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출품된 124편 중 예심을 거친 27편이 관객들을 찾는다. 60세 이상 노인들의 작품 15편(다큐멘터리 9, 극영화 5, 뮤직 비디오 1편)과 60세 미만 감독들의 작품 12편(극영화 9, 애니메이션 2, 다큐멘터리 1편)이다.

백 사무국장은 “노인들의 작품은 노년의 로맨스, 고부 간 갈등, 옥상에 작은 농장을 만들고 가꾸는 재미 등 자신들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가 많고, 젊은 감독들의 작품은 노인의 삶과 노인 문제를 다양한 장르로 재구성한 극영화가 주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국 각지의 노인복지센터나 영상미디어센터 등이 연계해 영화를 직접 만드는 체험인 ‘노인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출품작들이 매년 늘고 있다”면서 “올해 상영작 27편 중 지방에서 출품된 게 7편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아트홀 청춘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 등이 출연한 노인 로맨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상영된다. 이어 2일까지 본선 진출작 5∼6편씩을 묶은 단편구성 5개가 각각 2차례 상영될 예정이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주관하는 행사라 관람료는 무료다. 자세한 정보는 영화제 홈페이지(sisff.tistor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 사무국장은 이 영화제가 노인들에게는 영상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며, 노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에겐 노인과 노인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슬로건을 ‘영화, 세대를 뛰어넘다’로 정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세대 간 소통의 장으로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사무국장은 “노인은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할아버지이고, 할머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다 노인이 된다”면서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손잡고 와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악수할 수 있는 세대 통합과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