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가는 박근혜… 이정현 “선거 관련 얘기 없어”
입력 2011-09-29 15:04
박근혜(얼굴) 전 대표는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할까?
당내 의원들 상당수는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이런 의견이 여러 채널을 통해 박 전 대표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심만 남았을 뿐 지원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복지 당론이 지난 1일 의원연찬회 때 가닥을 잡은 데다, 이석연 변호사의 불출마로 범여권 후보가 정리되면서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아직 최종 결심을 굳히지 않았다고 한다.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29일 “박 전 대표는 선거지원 등과 관련해 (다른 의원이나 측근에게) 어떤 얘기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오전 당 회의에서 유승민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다음 주쯤 나 후보 지원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지원을 압박하는 당내 분위기에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고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아직 결심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 박 전 대표가 국정감사를 통해 정책과 대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는 지원 여부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지원 의사를 밝히면 야권이 선거 구도를 ‘야권 단일후보 대 박근혜’로 몰고 갈 수 있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의 의지와 상관없이 각종 관측이 떠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 들어 치러진 각종 선거에 박 전 대표가 유세에 나선 예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 지원을 한다 해도 ‘중요한 시점에 한마디 거드는 정도’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한 의원은 “지원을 결심하면 자기 선거처럼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선거 실무를 책임진 김정권 사무총장이 조만간 박 전 대표를 포함한 당 주요 중진들에게 재보선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김 총장은 “중진들이 이번 선거에 참여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박 전 대표 등 중진에게 선대위 고문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