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의 리더십’ 시작부터 웃음꽃… 이기창 예장 합동 총회장 취임식
입력 2011-09-29 18:23
29일 오전 서울 대치3동 총회회관 내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96회기 총회장 취임식.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장 통합 임원, 교계 언론사 대표, 교단 평신도 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해 이기창(전주 북문교회·사진) 총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이 총회장의 겸손함이었다. 이 총회장은 취임사에서 전임 김삼봉 총회장은 물론 교단 내 선후배 목회자들, 전주 북문교회 성도들, 가족에게 일일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표했다. 심지어 껄끄러울 법도 한 교단 정치의 핵심 인사들을 찾아가 서슴없이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이 총회장은 이들에게 “함께 열심히 주님을 섬기다가 주 앞에 서는 날 한분도 빠짐없이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고 칭찬과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되자”고 격려했다.
이런 총회장의 모습에 사회를 보던 고영기(총회 서기) 목사는 “이렇게 겸손한 총회장을 모신다는 게 우리 임원들에게는 얼마나 큰 긍지를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총회장이 이처럼 존경을 받는 데는 헌신적인 내조가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예정에도 없이 정영애 사모를 단상으로 불러 격려했다. 이 목사와 정 사모는 동갑(62세)으로 신탄진중앙장로교회 하정호 원로목사의 소개로 만나 평생 동역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헤쳐가야 할 교단 상황은 그렇게 녹록지가 않다. 우선 얽히고설킨 총회세계선교회(GMS) 문제다. 미국지부 사무실 구입으로 불거진 GMS 사태는 선교사들이 GMS 임원들을 고소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번 총회 결의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GMS 임원과 선교사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리더십을 이 총회장이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WCC 부산총회와 관련해서도 ‘연합’과 ‘정체성’을 잘 조화시킬 수 있느냐가 과제다. 이날 이 총회장은 “자유주의, 인본주의, WCC 운동 및 이단에 대해 항구적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지난 총회 때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복음으로 하나 되는 것에는 긍정적”이라며 ‘성경적 에큐메니컬 운동’을 반대하지 않았다.
이 총회장은 “종의 사명을 진정으로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꼭 기도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간곡히 당부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