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배보다 배꼽이 큰 미사일 훈련… 12억 짜리 한 발 미군에 사용료 48억원 지급

입력 2011-09-29 18:18

해군이 12억원짜리 미사일 한 발을 쏠 때마다 50억원에 가까운 돈을 미군 측에 사용료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29일 해군으로부터 제출 받은 ‘대공미사일 실사격 현황’ 자료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이 보유한 KDX-Ⅱ 함정은 2004년과 2006년 미국 하와이 인근 해상의 ‘태평양 유도무기시험장’으로 이동해 SM-2 대공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서 SM-2 미사일 두 발이 발사됐는데, 회당 48억원이 훈련장 사용 비용으로 미군 측에 지급됐다. 여기에 대당 12억원에 달하는 미사일 가격과 석 달 정도 걸린 함정 이동 등을 감안하면 전체 훈련 비용은 12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에도 이지스 체계를 장착한 KDX-Ⅲ 함정이 미군에 130억여원을 지불하고 이곳에서 미사일 함포 성능시험 및 전투체계종합능력평가(CSSQT)를 가졌다.

이처럼 현재 우리 군은 대공미사일 실사격 해상 훈련장을 갖추지 못한 것은 물론, 미사일 정확도 등을 측정할 장비조차 없는 상태다. 미군은 구축함을 전력화할 때 반드시 대공미사일을 실사격한 뒤에야 비로소 실제 전력으로 인정한다. 반면 우리 해군은 KDX-Ⅱ 6척 중 2척, KDX-Ⅲ 2척 중 1척만 실사격 훈련을 해 봤을 뿐이다. 또한 미군 시험장에서 우리 군함이 사격훈련을 실시하면서 전투체계와 운용 정보가 모두 미군 측에 공개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 의원은 “대공미사일 시험장 설치와 실사격 평가 및 분석 장비 확보를 국방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